- LG전자, 1990년 진출 후 생산거점으로 육성...현지 완결형 생산체제
- 롯데, 2008년 롯데마트 진출 후 롯데백화점, 롯데케미칼 등 사업 확대
- LS, LS전선-LS일렉트릭-LS엠트론 등 생산·판매법인 운영 '사업 활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오는 7일 인도네시아를 찾는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번 순방에는 공식 경제사절단은 없으나,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열리는 만큼 관련 기업이 참석하는 형식"이라며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이 돼 비즈니스 포럼 참석 기업을 선정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3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이 내달 5~8일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9일~10일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연달아 참석한다"고 밝혔다.
최상목 수석은 "인도네시아, 인도 순방의 경제 분야 키워드는 수출시장 확대와 첨단산업 공급망 다변화, 디지털 리더십 강화 등 3가지"라며 "다수의 양자 회담을 통해 원전, 방산, 인프라 등 우리의 유망 수출 산업을 적극 홍보하고, 국가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의 진출 애로 사항을 집중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10개 아세안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크고 키켈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해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최근 전기차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고 신수도 이전 등 인프라와 방산 등 유망 수출 분야에 대한 협력이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 구자은 회장 등 총수들은 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에는 양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4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양국 경제인들은 인도네시아 전기차·배터리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모은다. 또 인도네시아에 풍부한 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 등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현대차, LG, 롯데, LS 등 주요 그룹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를 핵심 생산 기지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77만7천㎡ 규모 부지에 생산공장을 세웠다. 총투자비는 15억5천만달러(약 2조500억원)다.
현대차 최초의 아세안 지역 완성차 생산거점이자 인도네시아 최초 전용 전기차 생산거점이다. 연간 생산 능력은 2022년 말 기준 15만대이며, 향후 연 25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배터리 회동' 성과물인 배터리셀 합작공장도 건설 중에 있다. 내년 상반기 양산 시작이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2021년 9월부터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33만㎡ 규모의 부지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배터리셀은 내년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전기차 등에 공급된다.
합작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를 고려해 생산능력을 30GWh까지 늘릴 전망이다.
또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 법인과 현대모비스 합작법인 현대에너지 인도네시아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 6천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내년 상반기 중 배터리 시스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LG그룹은 LG전자, LG CN,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고 있다.
LG전자는 1990년에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설립하며 인도네시아에 처음 진출했다.
LG전자는 현재 수도 자카르타 서부에 위치한 찌비뚱에서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자카르타 북서쪽 땅그랑 지역에서는 냉장고 등을 생산 중이다.
최근에는 찌비뚱 TV 공장 인근에 인도네시아 R&D(연구개발)센터를 추가로 설립했다. 찌비뚱 TV 공장은 연구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현지 완결형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LG전자가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서 7조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매년 1조원가량의 매출 증가를 이어가는 데는 인도네시아 생산거점 역할이 컸다.
LG CNS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신수도 스마트시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유통 부분에서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이 현지화에 안착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10월 한국 유통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지역 특색을 반영한 36개의 현지화 도매 점포와 K-푸드 등으로 차별화한 한국식 소매 점포 14개 등 총 5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201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복합쇼핑몰 '롯데쇼핑 에비뉴점'을 개점하며 한국 백화점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사업을 본격화했다.
마트·백화점을 포함한 롯데쇼핑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난해 총매출은 1조803억원으로 2021년(9745억원)보다 11%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총사업비 39억달러(약 5조1636억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LS그룹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LS전선, LS일렉트릭, LS엠트론 등 3사가 생산·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LS MnM의 동정광 수입을 포함한 작년 연간 사업 규모는 약 9억달러(약 1조2000억원) 수준이다.
구자은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현지 유력기업과 합작법인(JV) 계약 체결 및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할 예정이다.
앞서 구자은 회장은 지난해 7월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장관 등과 만나 LS그룹과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 간 '인도네시아 전력 인프라 개발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LS그룹은 전력케이블·전력기기·전력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지원과 사업 협력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7~8일 인도를 방문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는 전동화, 자율주행, 인도 현지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 연구 핵심기지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현대차 그룹은 신규 시험 시설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래 전부터 인도를 생산거점은 물론 중요 시장으로 보고 진출해 있다. 올해로 인도 진출 26년째다.
LG전자는 판매법인·생산법인·R&D센터까지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LG 가전제품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6월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에 위치한 가전 생산라인 및 R&D센터 등을 방문해 사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점검했다.
롯데는 지난 1월 인도 아이스크림 자회사인 하브모어에 5년간 약 7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롯데제과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 마하라슈트라 산업개발공사 탈레가온에 6만㎡(약 1만8150평) 규모의 새로운 빙과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