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광복절 특사'에 이중근·박찬구·이호진 등 재계 인사 대거 포함...삼성 '최지성·장충기' 빠진 이유
상태바
[분석]'광복절 특사'에 이중근·박찬구·이호진 등 재계 인사 대거 포함...삼성 '최지성·장충기' 빠진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8.10 0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중근·박찬구·이호진·강정석·이장한 등 재계 인사 특사 포함
...경제단체, 고용 및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사면 복권을 요청
- 최지성-장충기 등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인물, 특사에서 제외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를 비롯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됐다.

재계 인사가 대거 포함됐지만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인물은 제외됐다. 

4대 그룹 출신 고위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경기 침체 등 위기 극복 차원에서 경제계 인사들을 대거 '광복절 특사'에 포함한 것 같다"며 "만약 이들 재계 인사가 사면복권이 된다면 취업 제한에 풀리기 때문에 경영 전면에 나서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그간 고용 및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재계 인사들에 대한 사면 복권을 요청해왔다.

법무부는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사면심사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광복절 특사' 대상자 명단을 확정했다. 사면심사위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 차관·검찰국장,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과 외부위원 5명 등 9명이 참석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특사·복권 대상자 명단을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대상자 명단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돼 광복절을 전후해 특사가 단행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작년 8월 광복절, 올해 신년 초에 이어 세 번째 특별사면"이라면서 "그간 특사에서 제외됐던 재계 인사들이 이번에 포함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왼쪽)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광복절 특사' 재계 인사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등이 사면·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도 포함됐다.

이부영 창업주는 형기가 지난해 3월 만료됐지만 5년간 취업제한을 받고 있다. 앞서 횡령 등의 혐의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 바 있다. 부영그룹은 전국에 30만 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해왔는데 이 중 23만 가구가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임대 아파트다.

부영그룹은 최근 집중호우 수해 복구에 3억원을 기부했다. 이부영 창업주는 사재를 털어 고향인 전남 순천 운평리 6개 마을 주민 280여명에게 1인당 최대 1억원까지 개인 통장으로 입금했다. 또 초중고교 동창생들, 공군 하늘사랑 장학재단, 국가보훈부 6.25 참전 유공자 대상 '제복의 영웅들' 사업 등에 기부를 이어갔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부영그룹은 꾸준히 기부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면복권이 확정된다면 취업 제한에 풀리기 때문에 경영 전면에 나서 대규모 투자 계획 등 예상"

박찬구 회장은 지난 5월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앞서 2018년 11월 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오는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돼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지난해 전기차·바이오·친환경소재 등 핵심 사업에 5년간 6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19년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2021년 만기 출소했다. 현재 취업제한을 받고 있다. 현재 간암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향후 10년간 석유·섬유·금융사업 부문에 12조원을 투자하고 약 7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은 병원 등에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형기를 마친 후 2020년 9월 출소했다.

하지만 2016년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는 이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 고려돼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왼쪽) 및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2021년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가 지난해 3월 가석방됐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형이 확정된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모두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안종범 전 수석은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2020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6천만원, 추징금 1천990만원이 확정됐고 2021년 9월 만기 출소했다.

김종 전 차관은 최서원씨와 함께 삼성그룹 등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선터에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 등으로 2020년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인물의 특사를 반대해왔다.

한편,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특사였던 작년 광복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등이 특별 사면을 받았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