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 이중근 등 기업인 '특사' 대상자 건의 준비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특별사면(특사) 및 복권 실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재계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등 기업인에 대해 사면 건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는 공개적 건의 보다는 조용히 물밑 접촉을 통한 시도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사면 복권된 사례가 있어 주요 경제단체는 기업인에 대한 특사 건의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다만 중량감 있는 인물이 없어 조용히 물밑에서 사면 건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0일경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년 특사 대상 선정 절차에 들어간 데 윤석열 대통령은 심사 결과에 따라 이르면 28일 특사 발표를 실시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6개 경제단체는 최근 특사 대상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치고 기업인들을 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해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우호적 여론 호응을 받을 기업인 대상자가 딱히 없어 한계'...기대감 낮아
기업인 특사 후보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중근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지난 2018년 2월 구속돼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벌금 1억원이 확정됐다.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출소했고, 올해 3월 형기가 만료됐다. 하지만 가석방이기 때문에 5년간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경영 참여는 불가하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배임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아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도 취업제한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신년 특사 건의 대상자 규모는 광복절 특사 때와 비슷한 60~7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경제단체들은 공식적으로 특사 건의 보다는 조용히 물밑 접촉으로 의견 전달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통령 권한인 사면의 심사 과정에 자칫 관여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피하려는 것은 물론 이재용 회장 때와는 달리 추진 동력이 다소 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우호적 여론 호응을 받을 기업인 대상자도 딱히 없다는 한계도 있다.
그렇지만 윤석열 정부가 '기업인 프렌들리' 기조를 갖고 있어 기대감이 전혀 없진 않다.
한편, 경제단체들은 올해에만 지난 4월 석가탄신일, 8월 광복절 등 2차례의 특사 건의를 했고 주요 경제단체장들도 거들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지금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라며 "기업인들이 복귀하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더욱 활발히 뛸 수 있도록 기업 활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기업인들의 사면을 적극 검토해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광복절 특사'에서 이재용 회장이 복권됐고, 신동빈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이 사면됐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