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역전세로 인해 기존 세입자의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이 늘자, 역전세 반환목적 대출규제(DSR·RTI 등)를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 적용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예상치 못한 전세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세금 반환이 지연돼 주거이동이 제약되거나, 전세금 미반환 위험우려로 인해 불안해하는 세입자분들이 원활히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치"라며 "되도록 많은 세입자분들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폭넓게 지원해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2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용도로 은행권(인터넷은행 제외) 대출을 이용할 경우, 전세금 차액분(기존 전세금-신규 전세금) 등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목적 대출규제(DSR·RTI 등)를 오는 27일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적용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보증금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 "하반기 금리인상 문제나 부동산 가격의 불안정 등 위험요소가 많아 실효성에 의문이 생긴다"며 "최근 전세보증사고 증가에 따른 임시방편적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6월 전세보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보증사고는 전국에서 8156건 발생했으며, 업권별로 수도권 7382건, 비수도권에서 774건 각각 발생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피해는 주로 서울에 집중됐으며 서울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금액은 6월 1381억6천만원으로, 올해 상반기에 서울에서만 5628억원 규모의 보증금을 세입자들이 돌려받지 못했다.
이번 대출규제완화는 후속 세입자가 당장 구해져서 전세금 차액분을 대출받는 경우뿐만 아니라, 당장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경우에도 전세금이 기존 세입자에게 원활히 반환될 수 있도록, 우선 완화된 대출규제(DTI 60%, RTI 1.0배) 범위 내에서 반환자금을 지원하되, 1년 이내에 후속 세입자를 구해 해당 전세금으로 대출금액을 상환토록 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역전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세금 차액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것인 만큼 동 자금이 타 용도 등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지원대상은 역전세 반환대출 규제완화(DSR·RTI 등) 발표가 이뤄지기 전(’23.7.3일 이전)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 중 ’24.7.31일까지 임대차계약 만료 등 반환수요가 발생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지원과정에서 집주인이 대출 외 다른 방법으로 전세보증금 상환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출금을 현 세입자에게 직접 지급해 집주인이 해당 자금을 전세금 반환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반환대출 이용기간 동안 신규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여, 주택 구입이 적발되는 경우 대출 전액회수와 함께 3년간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금지되는 등 페널티를 부과할 계획이다.
또한, 집주인의 선순위 대출 확대로 인해 후속 세입자의 전세금 미반환 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집주인이 후속 세입자 보호조치를 취하는 것을 전제로 대출규제 완화혜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관계자는 "역전세 문제는 세입자의 전세금 반환 및 이주 지연 등으로 임대시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한시적으로 전세금 반환목적 대출규제를 완화하여 시장충격을 최소화하는 취지"라면서, "다만 이러한 조치가 가계부채 증가, 후속 세입자 전세금 미반환 위험 증가 등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집주인의 자력반환능력 확인, 세입자 보호조치 강구 등 제도적 보완장치가 엄정히 이뤄지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