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판분리 통해 경영효율화 향상 및 영업력 ↑
업계 GA 채널 성장세에 향후 실적 기대 나와
흥국생명이 축배를 들었다.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 과정에서 두 번의 실패를 겪고 세 번째 도전 끝에 'HK파트너스'를 출범했다. 흥국생명은 제판분리(제조 판매 분리)를 통해 경영효율화에 집중하고 영업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흥국생명이 이달 판매 자회사형 GA ‘HK파트너스’를 출범했다. 설계사 130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신임 대표로는 지난해부터 흥국생명의 영업을 책임진 김상화 영업본부장이 선임됐다. HK파트너스는 다음 달 5일부터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HK금융파트너스 출범을 통해 제판분리를 단행한다. 회사가 상품개발과 자산운용을 맡고, GA는 영업 판매를 맡긴다는 방침이다. HK파트너스 설계사들은 흥국생명을 포함해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4개의 생명·손해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GA는 보험대리점으로 제휴한 여러 회사의 상품 취급이 가능하다.
김상화 대표는 “보험산업에서 GA 영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자리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2018년부터 시작된 흥국생명의 제판분리 움직임은 막을 내렸다. 회사는 2018년 GA 설립에 도전했으나 3분기 유동성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며 설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4년이 지난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자회사 설립 인허가 신청을 내며 재시도했다. 하지만 당해 말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 번복으로 발생한 채권 시장 혼란에 대해 책임진다는 뜻에서 자진 철회했다.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흥국생명은 올해 금감원으로부터 GA 자회사 설립을 최종 승인받았다.
두 번의 고배를 마시고도 흥국생명이 GA 설립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영업력 측면에서 GA 채널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까지 생보사들의 신계약 건수는 총 568만9360건으로 이중 GA에서 체결된 계약이 192만2296건이다. 전체의 33.79% 비중을 차지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자회사형 GA가 체결한 계약 건수 비중은 2016년 10.1%에서 2021년 17.6%로 증가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최근 보험시장 내 GA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전속 영업조직이 취약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자회사형 GA 설립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자회사형 GA 운영에 대한 검토는 각 사가 보유한 전속설계사 운영규모 등에 따라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GA 출범으로 회사의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보험업계에서 GA 채널이 주력 판매 채널로 자리 잡음에 따라 자회사형 GA 채널들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진 탓이다.
GA 채널 강자인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한화금융서비스’는 지난 4월에만 월납 초회보험료 61억원을 달성했다. 그동안 적자였던 회사는 올 1분기 17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뒤이어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올 1분기 27억원의 순이익을 얻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