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美 EV 충전 인프라 통합→충전 방식 춘추전국 시대 재편 속셈
충전소 인프라 부족은 저조한 전기차 구매율 원인 중 하나다. 북미 차 시장의 경우,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Tesla Supercharger Network)가 그나마 가장 믿을만한 EV 충전 시스템이지만 그것도 테슬라 전기차 차주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돼왔다.
최근인 5월 25일(목요일=북미 시간) 일런 머스트 테슬라 CEO와 짐 팔리 포드 CEO는 트위터 스페이스(Twitter Spaces) 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두 업체 간 사업 협력을 전격 발표했다.
이로해서 앞으로 2024년부터 포드 전기차와 테슬라는 충전소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테슬라가 북미 시장에서 EV 급속 충전소 인프라 선점 행보에 본격 나서며 북미 EV 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테슬라와 포드 EV는 충전 어댑터와 소프트웨어 통합 작업을 서두르고 빠르면 2024년 초부터 북미 지역의 포드 EV 차주들이 기존 포드 EV 용 블루오벌(BlueOval) 충전소 10만 곳에 추가로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 충전소 1만 2천 곳에서도 급속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제까지 EV 차주들을 혼동시켜 온 차 브랜드별로 산만하게 분열된 충전소와 충전 방식을 단순화하고 궁극적으로 북미 EV 충전 단자를 테슬라의 NACS 충전 방식을 범 표준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돼 주목된다.
♢ 북미 1,2위 EV 브랜드의 충전소 통합→EV 인프라·소비자 시장 평정 속셈
테슬라와 포드 EV의 사업 협력 체결이 의미하는 바는 자못 의미심장하다고 자동차 업계는 분석한다.
테슬라는 현재 북미 차 시장 최고 매출을 점유하고 있는 동시에 미국 내 급속 충전소중 60%를 소유하고 있다. 포드는 테슬라를 뒤이어 북미 시장 EV 매출 2위 브랜드다.
포드 EV와의 급속 충전소 인프라 공유 협력 체결을 통해서 테슬라는 앞으로 미국 차 시장 내 슈퍼차저 네트워크 인프라는 현재의 2배로 늘리고, 포드 EV 측도 자체 개발한 블루오벌 충전소를 1,800 곳을 추가 설치해 나갈 계획이다.
테슬라·포드 EV 충전소 공유 발표가 있은지 이튿날인 27일 금요일, 다우 존스와 S&P 500을 포함한 미국 증시에서도 포드와 테슬라의 주가가 각각 7.9%와 3.6%씩 상승하며 북미 EV 시장에 긍정적인 전망을 시사했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산재해 있는 이 두 업체의 EV 차가 테슬라 슈퍼차저 급속 충전 네트워크 1만 2천여 곳에서 공유가 가능해질 경우 북미 EV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게 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경쟁 EV 기업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세계 EV 충전 시스템 업계는 CCS((Combined Charging System))와 NACS(North America Charging Standard) 방식, 일본의 CHAdeMO 방식, 중국의 GB/T 방식 등 문자 그대로 EV 충전 방식의 춘추전국시대다.
북미 시장의 경우, 출시된 대다수 글로벌 EV는 충전 연결 단자 방식을 채택한 협력 브랜드들이 호환가능한 충전 단자를 공유하는 정해진 충전소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CCS 충전 방식이 일반적인 유럽과 달리, 북미는 ‘차지포인트(ChargePoint)’, ‘EV고(EVGO)’,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 충전소 등이 채택하는 CCS 충전 방식과 테슬라 슈퍼차저 시스템의 NACS 방식이 공존하며 경쟁해오고 있다.
♢ 테슬라·포드 EV 전략적 협력, EV 충전소 인프라 시장 경쟁 본격화
이에 대항해 북미 EV 시장 공략에 한창인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 — 메르세데스-벤츠, VW, 스텔란티스 등 — 은 올해 초부터 유럽 및 독일 정부에 투자를 요청하고 자체 개발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에 한창이다.
테슬라 슈퍼차저 급속 충전소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테슬라 자체의 전매 특허 기술이라는 점과 단일 연결 단자로 다양한 차종의 AC 급(레벨 1, 레벨2/최고 120볼트)과 DC 급(레벨 3/최대 240볼트) 급속 충전이 두루 가능하고 광범위한 전압을 수용할 수 있어 호환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