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진출 실패시 고팍스 상환도 불투명
고팍스를 인수하며 우리나라 진출에 속도를 올리던 바이낸스가 암초를 만났다. 금융당국의 검토 기간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고파이 자금 지급도 연기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바이낸스가 사법리스크를 겪고 있는 점이 우리나라에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이낸스가 우리나라 진출에 실패한다면 고파이 투자자들 역시 보상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는 지난 19일까지 고팍스의 변경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해야 했지만 현재 결정을 미루고 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하면서 현재 대표이사는 창업자인 이준행 전 대표에서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로 변경된 상태다. 이에 고팍스는 대표이사 변경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를 지난달 6일 FIU에 제출했다.
고팍스는 가장 최근 공지에서 "현재까지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기에 나머지 고파이 자금 지급 일정은 당초 지급 예상일인 3월 말 경보다 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일괄 지급 해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FIU가 고팍스에 추가 보완 서류를 요청하게 되면서 검토 기간이 늘어나게 됐다. 행정절차가 마무리돼야 고팍스가 고파이 상환액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지급이 언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고파이에 묶인 고객 자금은 모두 566억원이다. 지난 2월 고팍스가 1차로 지급한 금액과 남은 금액을 합한 액수다.
고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낸스의 우리나라 진출이 무산된다면 고파이 상환 역시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한 고파이 투자자는 "바이낸스가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진출 역시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면서 "금융당국이 고파이 투자자들을 고려해서라도 빨리 행정절차를 마무리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낸스는 은행 파트너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 바이낸스가 미국 당국에 의해 제소되면서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에서도 완전히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낸스는 현재 임시방편으로 암호화폐 서비스 및 금융기술 기업인 '프라임 트러스트'를 중개회사로 두고 이 회사의 거래 은행에 달러를 맡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결국 우리나라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전북은행의 계약 갱신이 또 다른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라면서 "다수의 사법절차에 휘말려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바이낸스가 우리나라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