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윈터로 거래 수수료 이익 크게 줄어
가상자산거래소 3위 코인원도 실적 부진 예상
크립토윈터(가상자산시장 침체기) 여파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2위인 업비트와 빗썸의 실적이 크게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 안팎으로는 향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악화가 언제까지 갈지 주목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 회복 및 실적 개선을 논하긴 섣부르다"고 말했다.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업비트와 빗썸이 지난해 크립토윈터 여파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 1조2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66.2%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101억원, 130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5.2%, 94.1% 감소한 수준이다.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는 매출 3201억원, 영업이익 1635억원, 당기순이익 9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8.3%, 79.1%, 85.3% 감소한 수치다.
업비트와 빗썸의 실적 악화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금리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한 상황에서 테라-루나 폭락, FTX 파산 사태 등이 악재가 겹치면서 크립토윈터가 길어졌으며, 이에 따라 거래 수수료 수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3위인 코인원 역시 실적 악화 터널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인원은 지난해 11월29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원화 입출금 서비스로 전환한지 일주일 만에 신규 가입자 수가 177% 증가하는 등 성과를 달성했지만 거래량 회복까지는 이뤄내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크립토윈터 여파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이 바닥을 치면서 거래소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코인원의 지난해 실적 악화 정도는 업비트, 빗썸보다 더 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인원 관계자는 "실적에 대해서 자세한 코멘트는 어렵다"면서 "금주 내로 실적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크립토윈터로 국내 상위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크립토스프링(가상자산 상승장)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1분기 동안 7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비트코인 반등에 지난해 말 바닥을 찍었던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다수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반등을 크립토스프링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바이낸스·빗썸 등 주요 거래소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일부 가상자산 거래 은행들의 파산 가능성도 제기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SVB발 금융위기 여파에 따라 크립토윈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크립토윈터 관련 토론의 시작점은 전통 금융 시장의 뱅크런이다"면서 "뱅크런 발 금융 위기가 미국 중소은행 수준에서 멈춘다면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유럽까지 번진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줄면서 크립토윈터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빗리서치센터 측도 "잇단 미국 은행 뱅크런에 따라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