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 JB금융 차기 행장에 내부출신
김주현 금융위원장 “파벌 중심 ‘내치’가 문제”
최근 대부분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대한 인선이 마무리돼고 있다. 금융당국의 개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지방 지주사의 경우 인선에 있어 대부분 외풍을 비껴갔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최근 은행장 인선을 마무리한 DGB금융, JB금융의 경우 내부 출신 은행장을 임명했다. CEO인선이 한창인 BNK금융지주의 경우에도 후보리스트 중 관출신인사를 모두 배제했다. 관료출신 인사가 아닌 지역 특색을 잘 아는 내부 출신 전문가를 임명했다.
연말 금융권 인선에 대해 신(新) 관치금융이란 말이 나오며 금융당국의 인사 개입에 대한 논란 불거지 있다.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회장으로 낙점했으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며 용퇴를 강요하고 있다.
반면 지방금융지주들의 경우 외풍을 비껴가며 내부 인사 등용에 나서고 있다. 그간 지방금융지주는 지배구조 면에서 주인 없는 회사로 정부와 밀접한 인사가 CEO자리를 차지한다는 말이 많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출신 CEO의 경우 이해관계에 따라 직원들과 지역사회에서 강하게 지지를 받고 있다"며 "반면 외부 출신 인사의 경우 배척하는 기류가 강해 갈등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DGB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로 황병우 전무를 선정했다.
임추위는 “금융 산업과 조직 운영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CEO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업의 방향 설정능력과 위기관리 능력, 커뮤니테이션 역량, 추진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는 황 후보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황 전무는 1998년 대구은행 입행 후 경제연구소에서 지역경제 및 금융시장을 연구했고 지역기업 및 단체에 대해 경영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 온 지역경제전문가이다.
JB금융지주의 광주은행의 경우에도 고병일 부행장이 차기 행장에 내정됐다. 송종욱 현 행장과 마찬가지로 자행 출신 내부인사이다. 고 부행장은 1991년 광주은행에 입행이후 영업1본부 부행장 등을 거쳐 경영기획본부(CFO) 겸 자금시장본부 부행장으로 재임 중이다.
BNK금융지주 또한 최근 발표한 후보자 리스트 면면을 살펴보면 외풍 논란이 거셌던 것과 달리 언론에 오르내리던 모피아 인사 등은 최종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권 CEO 인선을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 반박하며 감독 당국 등 외부로부터 평가 없이 '파벌 중심'으로 돌아가는 금융권 인사가 과연 맞냐고 반문했다.
김 원장은 "어떤 CEO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데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금융사 경영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며 "외국 감독 당국은 금융사 임원이 정말 적합한 사람인지를 사전에 테스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치는 주인도 없는데 최고경영자(CEO)가 우호적인 세력만 주변에 놓고 계속해서 그분들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인사하는 것 맞는 거냐며 관치는 문제 있고 나쁘다는 것 알겠는데 그렇게 가는 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외압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무조건 관치는 나쁘다는 일률적 판단은 나쁘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민과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수익 성장을 이뤄왔다”며 “내년도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임추위에서) 내부 출신이면서 지역을 잘 아는 인사가 이끌어 가는 방향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금융당국의 발언에 대해선 "지방은행과 정부 간의 스킨쉽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시장 불황으로 리스크가 높아진 만큼 정책금융을 비롯해 정부 차원에서의 역할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