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경제적부담 분담 차원에서 대형사 참여 가능성↑
- 11월 누계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 79.6%로 전년比 개선
손해보험업계 대형사들이 2%대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손보업계 대형 4개사 중 한 곳인 KB손해보험이 가장 먼저 내년 자동차보험료 2%대 인하를 결정했다. 이어 현대해상도 내년 2월 26일 이후 책임 개시되는 계약부터 2.0% 인하를 적용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자동차보험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8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빅4(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가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2일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자동차보험 시장은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교통량 증가와 정비수가 인상 등의 보험료 원가상승 요인 등으로 낙관적이지는 않다"며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고물가에 따른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KB손해보험은 내년 2월 25일 책임이 개시되는 개인용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2.0% 수준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적인 보험료 인하시기와 인하율은 내부 상품심의회를 거쳐 확정되고,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 과정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앞서 지난 4월 KB손해보험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과 사고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반영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4% 내린 바 있다.
현대해상 역시 고객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0% 내린다고 22일 밝혔다.
한편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비롯해 DB손해보험 역시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올해 대비 2% 수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초 1%대 인하를 검토했지만 정부·여당의 강력한 요청으로 2%대 인하가 유력해졌다.
자동차보험은 차를 갖고 있으면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특성상 보험 상품 가운데 유일하게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돼 있다. 이에 고물가로 서민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고통 분담 차원의 보험료 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특히 올해 11월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예년보다 개선되면서 보험료 인하 폭에 오히려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9.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9%) 대비 0.3%p 하락한 수치다.
개별 회사로는 삼성화재가 같은 기간 80.1%로 0.1%p 하락했고, 현대해상은 79.6%로 0.9%p 개선됐다. KB손해보험 역시 0.8%p 떨어진 79.5%, DB손해보험은 78.3%로 집계됐다.
이처럼 손해율이 개선된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거리두기와 도로교통법 강화 등이 사고율 감소로 이어졌다는 풀이다.
앞서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최대 2.9%와 2.5%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물가로 고통 받는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자동차 보험료가 산정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손해율 관리에 더욱 힘쓸 것"이라 말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 역시 "그간 누적된 자동차보험 적자와 겨울철 계절적 요인에 따른 손해율 상승, 정비수가 인상 요구에 따른 원가 상승요인 등으로 자동차보험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번 보험료 인하를 통해 고물가에 따른 고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향후에도 KB손해보험은 손해율과 연동한 합리적인 수준의 자동차보험료가 책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