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SK이노베이션, 테라파워에 투자 공동 참여
- SK그룹,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완성에 속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SMR(소형모듈원전) 설계기업 ‘테라파워’에 3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와 함께 원전사업에 본격 나섰다.
SK그룹은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감축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탄소중립 실행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와 에너지부문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7억5000만 달러(한화 9795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15일 밝혔다.
SK 양사의 투자액은 총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원)로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SK 관계자는 “테라파워의 투자 유치는 지금까지 차세대 원전 업계에서 이뤄진 단일 기업 투자액으로는 최대급”이라며 “테라파워가 진행 중인 SMR관련 혁신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테라파워 창업주이기도 한 빌 게이츠가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이번 방한은 김진표 국회의장으로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방한기간 중 최태원 회장 등 재계 총수와의 만남도 이뤄질지 관심을 받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국내와 동남아 등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참여해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 설 계획이다.
SK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 온 친환경·신재생 등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과 '넷 제로(탄소중립)' 조기 달성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지난 2008년 설립했는데 차세대 원전이라 불리는 SMR 중에서도 나트륨을 냉각재로 활용하는 ‘소듐냉각형(Sodium-cooled Fast Reactor, 이하 SFR)’ 분야 선두 주자로 꼽힌다. SFR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SFR은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테라파워 관계자는 “SFR 기술은 핵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동시에 높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 차세대 SMR 기술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며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의 테라파워 투자는 지난해 6월 실시한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넷 제로’ 조기 달성을 결의한 뒤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관련 투자 방안을 검토한 끝에 이뤄졌다.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감축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밝힌 SK는 탄소 배출 없는 안전한 전력원으로써 SMR 경쟁력에 주목해왔고, 이번 투자를 통해 그린 에너지 포트폴리오 완성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테라파워는 SMR 외에도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액티늄-225(Ac-225) 생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액티늄-225는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를 표적, 파괴하는 표적 알파 치료제의 원료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는 테라파워와 기존에 투자한 바이오 기업들 간 협력을 통해 치료제 개발 및 위탁생산 등 바이오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의 다양한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시키면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