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손해보험사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예정이율 0.25%p↑
- 적립금 부담 큰 생보사, 예정이율 인상에 소극적 대응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일제히 예정이율을 올리며 4월 상품개정에 나섰다.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장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돼서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낮아지는 구조 때문에 암보험 등 신규 가입자는 이전보다 저렴한 비용 부담으로 같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8일 대형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매년 4월을 기점으로 이율조정 등 상품개정에 나선다"며 "이는 대체적으로 연초에 지난해 실적 분석후 3월경 비슷한 시기에 요율을 검증하다보면 관례적으로 4월 상품개정으로 굳어진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예정이율 인상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시장금리 오름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예정이율이 오르면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로 보험사들의 마케팅이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화재, 현대해상 및 메리츠화재가 예정이율을 올렸다.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기존 2.25%에서 0.25%p 오른 2.5%로 조정했다. DB손해보험은 올해 초 2.5%로 예정이율을 앞서서 인상했다. 가격경쟁력이 치열한 보험업계에서 대형사들의 요율 조정에 따라 중소형 손해보험사도 보험료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 투자 등 자산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예상수익률이 높아지면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는 예정이율도 높아져 고객에게 보험료를 덜 받아도 되는 구조다. 하지만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는 올라간다.
통상 보험업계에서는 예정이율을 0.25%p 올리면 보험료는 5~10%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생명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조정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리상승에 따른 긍정적 자산운용 여건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새롭게 적용될 회계기준과 지급여력제도에 따른 적립금 부담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과거 고금리 시절 장기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들은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IFRS17 도입시 부채가 이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저금리가 지속된 지난해 4월에는 낮은 금리에 따른 역마진을 이유로 생·손보사들이 일부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p 인하한 바 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