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출력 150hp, 최대토크 36.7kg.m...공차중량 1489kg
- 실용성과 드라이빙의 즐거움 둘 다 잡았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해치백의 정석. 그리고 골프라는 세그먼트를 창출해낸 폭스바겐의 골프 8세대가 돌아왔다.
1974년 데뷔한 이래로 8세대로 넘어오기까지 다양한 변화가 있었음에도 폭스바겐의 대표작이라는 점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전세계가 전동화로 달려가는 상황에서 폭스바겐의 골프 또한 여러가지 모델로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디젤 모델만을 출시한 상황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부터 PHEV, 가솔린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디젤 모델만 들어온 점은 의아하다.
디젤게이트 이후 5년 반이 흘러 새롭게 국내에 선보이는 골프 8세대를 만나봤다.
Exterior | 가늘고 긴 눈으로 파격 변신...측면은 골프 전형적인 모습
폭스바겐 골프의 디자인은 세대를 거듭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작고 둥근 해치백'이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8세대 골프는 지금까지의 기조와는 상당히 다른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유는 바로 '헤드라이트' 때문이다. 1세대부터 7세대까지의 골프는 대체로 크고 둥근 램프를 장착하고 있어 직관적으로 '골프'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면 이번 8세대 골프는 '폭스바겐의 해치백 모델'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골프라고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다.
전면부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가늘고 긴 모습이다. 헤드라이트도 끝부분까지 길게 뽑아 차체가 낮고 넓은 느낌이 든다.
폭스바겐의 패밀리룩을 완성하던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다. 램프 사이에 배치한 가로로 긴 3개의 슬롯을 하나로 통합하고 LED램프를 추가한 것. 그러면서도 그릴 중심에 폭스바겐 엠블럼을 배치하는 기존 디자인은 유지하는 모습이다.
측면 디자인은 준중형 해치백인 골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앞모습부터 이어지는 날렵함은 리어 라이트까지 이어진다. 딱딱하게 끊어지는 각진 직선 디자인을 채택해 강인한 느낌이 든다.
뒷모습도 마찬가지다. 기존 골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직선의 미'를 균형있게 배치함으로써 통일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듀얼 머플러 스타일의 디테일로 스포티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폭스바겐 골프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4285mm, 1790mm이며 전고는 1455mm다. 컴팩트 해치백 답게 휠베이스는 2636mm이고 공차중량은 1489kg다.
Interior | '있을 건 다 있다'...심플한 실내디자인
골프 8세대 외관에서 느껴지는 직선의 날카로움은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다만 날카로움을 대신해 '심플함'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이어진다.
운전석 도어를 열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센터페시아와 변속기인데, Shift-by-Wire 변속 시스템을 적용해 센터콘솔이 깔끔하다.
센터콘솔에는 변속기밖에 없는데, 센터페시아에도 버튼이 거의 없다. 이정도면 공조시스템 조절용 디스플레이가 하나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복잡한 장치 하나 없이 터치방식의 버튼 3가지로 웬만한 조절이 가능하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음향이나 공조시스템 조절한다면, 디스플레이 바로 아래 배치된 터치방식의 버튼으로는 음량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통풍구 가운데는 마치 '즐겨찾기' 처럼 자주쓰는 기능을 한데 뽑아놨다. 온도조절과 주행모드 조절, 주행보조기능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사용자 지정 방식으로 바꿀 수 있어도 좋을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버튼을 배치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인 디지털 콕핏 프로는 주행정보, 연료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기호에 맞게 표시할 수 있다.
운전석 왼쪽에 자리잡은 조명제어 패널 또한 직관적으로 배치해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컵홀더다. 컵홀더 안에는 컵을 잡아주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는데, 주행 중 한 손으로 컵을 넣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컵을 잡아주는 장치가 나오고 손으로 밀어 넣으면 들어가는 방식인데, 음료를 마시고 집어넣을 때는 항상 고정장치를 손으로 밀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들어온 모델은 내비게이션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순정내비를 주로 사용하는 소비자에겐 불편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오토를 무선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휴대폰 내비를 연동해 사용하는 소비자에겐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 자체가 전폭 1790mm 전고 1455mm로 넉넉한 사이즈는 아니지만 불편함은 최소화 했다.
2열의 헤드룸 및 레그룸은 키가 180cm인 성인이 앉았을 때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머리 공간도 제법 넉넉히 공간이 마련됐을 뿐만 아니라 시트포지션이 높은 편이라 착좌감이 매우 편하다.
골프의 매력 중하나로 '실용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는 시트의 소재에서도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직물 시트를 사용했지만 몸이 직접 닿는 부분에는 인조 스웨이드 가죽을 사용함으로써 주행중 몸이 움직이는 것을 어느정도 잡아주도록 디자인했다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318L이며,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1237L로 늘어난다. 2열에 사람이 탑승하더라도 스키스루가 가능하기 때문에 긴 짐도 실을 수 있어 효용성이 높다.
Power Train | 초반 가속력 탁월...정숙한 실내공간으로 만족도 높아
골프는 디젤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시동을 걸 때 소음이 별로 없다. 가속 페달을 밟고 나갈 때는 어느정도 소음과 떨림이 있어 디젤차량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지만 어느새 적응하게 된다. 그만큼 실내가 정숙하다.
공차중량이 1489kg으로 가벼운 데다 토크가 높아(36.7kg.m) 초반 가속력이 탁월하다. 밀어붙이는 힘이 강해 언덕을 오르거나 추월을 할 때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게다가 엔진의 지속력도 좋아 일정 속도에서 가속페달을 떼더라도 속도가 완만하게 떨어져 주행의 묘미가 있다.
서스펜션은 단단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을 정도로 셋팅함으로써 주행의 즐거움과 거주성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인다. 평균 시속 100km/h로 장거리를 이동하더라도 소음이나 떨림에 의한 피로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통풍시트가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시트의 구조 자체는 판판하고 단단해서 몸을 잘 받쳐준다.
골프 8세대는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돼 매끄러운 변속이 가능하다. 성능과 연비에도 좋아 포르쉐나 폭스바겐의 여러 브랜드에 장착한다.
시내에서 17.2km/l 수준이었던 연비는 고속도로를 주행하면서 23km/l까지 올라갔다. 한번 기름을 채우면 최대 1000km에 해당하는 주행거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