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방위산업 시장에서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의 대규모 수출이 마침내 성사됐다.

LIG넥스원(대표 김지찬)은 17일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와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천궁 II)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복합무기체계여서 한화, 기아차 등 관련 방산기업들의 매출분을 모두 더하면 총 수주규모는 4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단일 방산 수출 건으로 국내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방위사업청, ADD, 국방기술품질원 등 유관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체계 및 협력회사를 비롯한 방산업계의 긴밀한 공조가 있었기에 첨단 국산 유도무기가 글로벌 메이저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성과가 K방산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중견·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형 패트리어트로도 잘 알려진 ‘천궁 II’는 탄도탄 및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지대공 요격체계로 지난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박종승)가 개발을 주도해 다수의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하며 2017년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2018년부터 양산 중이다.

탄도탄 요격체계는 세계적으로도 일부 국가에서만 개발에 성공한 최첨단 기술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이날 "천궁 II에는 탄도탄 요격을 위한 교전 통제 기술과 다기능레이더의 탄도탄 추적기술, 그리고 빠른 반응시간 확보를 위해 전방 날개 조종형 형상 설계 및 제어기술, 연속 추력형 측추력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들이 모두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탑티어(Top Tier) 방산업체들의 첨단 대공 무기체계와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천궁 II’가 UAE의 대공 무기체계로 선정돼 우수한 성능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면서 "특히 천궁 II 개발 및 생산에는 LIG넥스원, 한화, 기아 등 다수의 체계업체와 중견‧중소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규모 수출 성사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유도무기 관련 기술파급 효과로 방산업계를 비롯한 국가산업 경쟁력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최첨단 유도무기 수출은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여겨진다. 극소수 선진국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데다, 무기체계로서의 ‘성능’은 물론 수출 대상 국가와의 ‘신뢰 관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의 답은 곧 해외수출 확대라는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전문인력 확보, 양성과 전문조직 신설 등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다"며 "2006년 국산 무전기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UAE 등에 순차적으로 현지 사무소를 개소하며 발빠르게 해외사업을 확대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LIG넥스원은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중남미 및 동남아 국가에 각각 함대함 유도무기와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