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가스발전으로 연간 최대 859명 조기 사망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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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가스발전으로 연간 최대 859명 조기 사망할 수 있어"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1.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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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스발전의 대기오염과 주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 정량 분석한 세계 첫 보고서 발표
- 2064년까지 최대 3만5000명 조기사망...가스발전 확대 계획 취소하면 75%줄일 수 있어

가스발전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오는 2064년까지 해마다 최대 859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가 청정 연료라는 그간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내 기후·환경 싱크탱크인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은 19일 '가스발전의 실체: 가스발전의 대기오염 영향 및 건강피해'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가스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를 지역별로 예측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보고서는 가스발전의 건강영향을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예상되는 건강 피해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며 "이와 같은 연구는 세계 최초 사례"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 정부의 정책 시나리오대로 가스발전이 확대된다면, 국내 가스발전소에서 내뿜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해 오는 2064년까지 총 2만3200명(최소 1만2100명에서 최대 3만5000명, 국내외 피해 포함)이 조기에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국에서 가동 중인 가스발전소는 총 99기(41.3GW)로 현재 5기(2.6GW)의 가스발전소가 신규 건설 중이며, 작년 12월 확정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4년까지 총 35기(18.7GW)의 가스발전소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가스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단위배출량이 석탄발전소보다 적지만 누적 건강피해는 가스발전소가 석탄발전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해안가에 자리한 석탄발전소와 달리 가스발전소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있어 더 많은 사람에게 건강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 정책 기조에 따라 가스발전소는 2064년까지 석탄발전소보다 10년 가량 더 오래 가동되면서 더 장기적으로 피해를 끼친다. 특히 가동을 시작하거나 중단할 때 더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나오고, 대기오염을 줄여주는 탈질 설비의 효율이 떨어져 오염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스발전소로 인한 이산화질소 농도변화 [자료=기후솔루션]

지역별로는 수도권 피해가 클 전망이다. 2035년 기준 수도권에서만 최대 831명이 가스발전의 영향으로 조기 사망할 것으로 분석됐다. 조기사망자 수가 많은 지역은 경기도(최대 1만2600명), 서울(최대 8140명), 인천(최대 2000명) 순이며 경남(최대 1110명), 충남(최대 1050명), 충북(최대 1020명)이 그 뒤를 이었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2050년 탄소중립 달성하기 위해 신규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면서 "신규 가스발전소 건설을 철회하고 2035년까지 모든 가스발전소를 퇴출하면 가스발전으로 인한 조기사망 피해를 약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정책 시나리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3만5000명의 조기사망자 중 3만2200명의 조기 사망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 가스발전 정책과 퇴출 시나리오에 따른 조기사망 피해 비교 [자료=기후솔루션]

이 관계자는 "금융에서의 올바른 접근법도 가스발전의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가스발전에 금융지원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현재 논의 중인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서 가스발전을 제외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녹색채권 등 녹색 금융의 대상을 정부가 분류해 결정하는 화이트리스트를 의미하는데, 지난 10월 환경부는 녹색경제활동에 가스발전을 포함하는 안을 발표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대기오염을 방지하자는 녹색분류체계에 화석연료를 포함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규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가스 발전이 청정 연료가 아니라는 점이 확실히 밝혀졌다”며 “가스발전이 석탄만큼 건강에 치명적이고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이 시점에 가스발전을 크게 늘리고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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