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포드·GM 생산량 감축하고 조업시간 단축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 생산 감소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완성차 판매량이 반도체 공급난 여파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생산기지와 물류가 타격을 받으면서 공급망 불균형을 촉발한 탓이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완화 조짐이 보이던 반도체 공급 부족현상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다시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반도체 공급 차질 문제는 내년까지도 자동차 업계의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는 일본과 유럽에 포진해 있어, 현재로서는 동남아에 거점을 둔 일본 완성차 업체들에 타격이 클 것"이라며 "다만 차량용 반도체 및 부품업계는 밸류체인으로 엮여있는 만큼, 생산 차질이 장기화 된다면 국내 및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도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분석'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에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면서 대기 수요는 예년 수준을 회복하겠으나 반도체 공급 충격 여파가 지속되며 판매실적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IHS마킷은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올해 차량 생산 감소 물량이 630만~71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중 올해 3분기에만 최대 210만대의 차량 생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도요타가 발표한 9월 차량 생산 40% 감량조치분까지 더해지면 하반기 자동차 공급 차질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요타는 하향 조정한 생산 목표치에 맞춰 이달 말부터 다카오카 등 일본 주력 공장 14곳의 생산라인 일부를 중단해 일본 내 생산량을 14만대 줄인다는 계획이다. 북미와 중국에서는 각각 8만대, 유럽에는 약 4만대 등 해외 공장의 생산 목표량을 22만대 줄였다.
도요타 경영진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구마쿠라 카즈나리 글로벌 조달국장은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갑작스러운 대규모 감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포드는 최근 부품 생산 공장이 위치한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악화로 반도체 공급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소재 F-150 픽업트럭 생산 공장의 휴업을 발표했다.
포드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반도체 관련 부품이 부족해 조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코로나19에 따른 반도체 공급 제약으로 미국, 멕시코, 캐나다의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이에 GM의 캐딜락XT5, GMC 아카디아, 쉐보레 블레이저 등의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반도체 부품 공장이 밀집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공장 폐쇄 등으로 인해 공급망을 다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IHS 애널리스트인 마크 펄소프와 필 암스루트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후공정(칩 패키징) 및 테스트가 주로 이뤄지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추가적인 변동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