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화장품 매출 증가로 면세점도 적자 개선...증권업계 "하반기 손익분기점 달성 무난"
현대백화점이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등 신규점 오픈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6일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832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336.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백화점 부문에서는 매출 49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었다. 영업이익은 122.3% 증가한 76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말 더현대서울을 오픈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과 스페이스원도 문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측은 "신규점 오픈과 코로나 영향을 받은 상품군의 점진적인 소비 회복 효과로 매출이 늘었고, 기존점에 비해서는 17.3% 성장했다"며 영업이익은 매출 회복으로 고정비 부담이 감소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부문에서는 매출 2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3%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억원 개선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2월과 9월 동대문점과 인천공항점이 새로 문을 열었고, 수입 화장품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신세계가 야구단과 대형마트 최저가 경쟁 등으로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현대백화점은 신규점을 열며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다.
신세계가 올해 초 야구단을 인수해 마트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롯데에 도발하자, 롯데도 그에 맞대응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구단과 관련해 신동빈 롯데 회장을 언급한데 이어, 신 회장이 야구경기장에 등장해 관람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이 신규점을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가 많았다. 온라인 중심의 쇼핑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려는 업계 분위기와 다른 행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현대백화점은 '리테일 테라피'를 강조하며 지난 2월 말 더현대서울을 신규 오픈해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더현대서울은 실내 정원인 사운즈 포레스트, 워터폴 가든 등 자연 친화적 컨셉과 테이스티서울, ALT.1 등 식음료·문화 휴게공간 등으로 차별점을 뒀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더현대서울은 오픈 한 달 동안 11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도 올해 현대백화점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더서울현대의 경우 당초 올해 매출 6500억원, 영업적자 150억원을 추정했으나, 현재 영업 호조를 반영해 올해 매출을 7000억원 이상, 영업적자를 70억원으로 조정했다"며 "면세점도 수입화장품 재고 부족 사태가 완화됨에 따라 2분기 현재 일매출이 65억원으로(1분기 평균 55억원) 상승했고 효율적 판관비 운영으로 적자폭도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어 올 하반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