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탄약고] 경항모 논란 재점화...대칭과 비대칭 전력 중 현명한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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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탄약고] 경항모 논란 재점화...대칭과 비대칭 전력 중 현명한 선택해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2.19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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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항모 건조에 2조원...함재기와 항모전단 구성하려면
- 前해군제독 "대칭 전력으로는 中·日 못 따라가...비대칭 잠수함·미사일 전력 보강해야"
- 해군보다 국방부·합참이 확실한 입장 표명해야

지난 17일 임시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서는 방위사업청(청장 강은호)의 올해 업무보고가 있었다. 

이날 보고된 8개 주요사업에는 경항공모함이 포함됐다. 그런데 다른 주요사업과 달리 경항모는 이제 시작단계이고 그런만큼 정말 필요한 사업인지에 대한 논란이 또 다시 이어지고 있다. 

경항모 건조비 약 2조원, 총 사업 규모는 약 6~7조원...논란 피할 수 없어

[자료=방사청)

경항모건조에는 약 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항모에는 함재기가 탑재되기 때문에 현재 거론되고 있는 F35-B, 16기가 탑재될 경우 2조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소요된다. 

또한 경항모를 호위하기 위한 여러척의 호위함,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운용유지비를 제외해도 6~7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논란은 당연한 것이기도하다. 

경항모 추진 일정 [자료=방사청]

현재는 사업추진에 대한 기본전략 수립단계로 올해 편성된 예산은 1억원에 불과하다. 

방사청은 이날 보고에서 '오는 2022년부터 2033년까지 총 2조263억원(미확정)을 투자해 다양한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경항모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다양한 위협'은 '특정한 이유가 없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따라서 다음달부터 사업타당성 조사가 이뤄지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해군 원로들 "무역대국인 우리나라 지키려면 대양해군 필요"...현역들 "독도함에 전용 헬기도 없는데 웬 항모...구축함 부터"

당초 경항공모함은 해군에서 소요제기가 시작됐다. 해군 내부에서는 이른바 '대양해군의 로망'이 그 시작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해군의 원로장성들은 여러차례 세미나와 포럼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항모전단의 필요성을 설파해왔는데, 무역대국인 우리나라의 배들이 안전한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이 주로 거론돼왔다. 

비공개 커뮤니티에는 반대하는 글이 제법 많다. 우선 현역 해군 장교라고 밝힌 글들에는 현재 운용하는 독도함에 전용 헬기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는데 경항모는 비현실적이라고 한다. 또 다른 장교는 경항모보다 이지스 구축함이 더 현실적인 전력강화방안이라는 입장과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한다. 

실제로 구축함 사업은 이미 차세대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추진되고 있고, 핵추진 잠수함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예비역 해군제독 "비대칭 전력인 전기추진 잠수함과 미사일 전력 보강이 영토와 영해 방어에는 효율적"

익명을 요구한 예비역 해군제독은 "경항모가 취역하는 지역과 임무가 현재는 불투명하다. 단지 영해를 지키는 목적이라면 경항모는 쓰임이 많지 않다. 오히려 비대칭 전력인 잠수함을 충분히 확보하고 전투력이 뛰어난 전기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일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와, 일본 이즈모·가가 등 경항모와 F-35B를 다수 확보하는 것을 의식해 우리나라가 대칭전력을 갖추려고 하면 지나치게 많은 예산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현재 2대의 항공모함과 향후 4대의 항공모함 건조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본은 2대의 경항모에 40여대의 F-35B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칭전력과 비대칭 전력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국방에 유리한지를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그는 "대칭전력으로는 일본이나 중국을 따라갈 수 없다"며 "현재 수준에서 영토와 영해를 지키려는 목적이라면 비대칭 전력인 미사일 전력을 대폭 보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F-35B의 정비권도 없고, 경항모 정비를 해야 할 경우에는 전력 공백을 피할 수 없다"며 "항모 운용에는 많은 경험과 충분한 이유가 필요한 것"이라고 짚었다. 

 

국방부와 합참의 입장은?...해군을 위한 경항모가 아니라, 국방을 위해 경항모가 필요한 것

조금 궁금한 것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입장이다. 왜냐하면 경항모는 해군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방을 위해서 건조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방부와 합참은 경항모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뚜렷한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이 부분은 좀  의아한 대목이다. 해군에서 경항모가 필요하다면 국방부와 합참을 통해 의견을 밝힐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경항모보다 함재기 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고, 함재기 조종사는 공군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동지역에 파견되어 있는 청해진함의 경우도 합참의 지휘를 받고 있다. 경항모도 영해를 벗어나게 되면 합참의 지휘를 받게 될 것으로 봐야 한다. 현재 해군의 주장을 들어보면 경항모는 영해보다는 원해에서 작전을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방사청은 이날 경항모 사업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확산되면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 이전에 군내에서의 의견 통합 이후에 국방부와 방사청의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사업진행이 이뤄져야하는 것이 바른 순서로 보인다. 

 

잠수함 사업은 착실히 진행중

장보고 Ⅲ 잠수함 사업 [자료=방사청]
장보고 Ⅲ 잠수함 사업 [자료=방사청]

 

우리나라 해군의 잠수함 운용능력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있다. 잠수함 품질도 우수하고 작전 능력도 탁월해서 림팩 등 합동훈련에서 한국해군의 잠수함은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장보고 Ⅲ 사업 추진 일정 [자료=방사청]

이날 방사청의 국방위 보고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총 7조원이 투입되는 장보고 Ⅲ 잠수함 사업 중 배치Ⅱ사업의 후속함 건조가 이달 상세 설계 검토를 마치고 오는 4월 방추위에 상정될 계획이다. 

또한 배치Ⅰ사업의 선도함인 도산안창호함의 시험평가가 다음달 끝나고, 오는 8월에는 후속함 시운전도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우리도 항공모함이 있다'는 과시를 위해 경항모를 건조하려고 한다는 우려도 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안보 포퓰리즘이 아닐 수 없다. 경항모를 위한 경항모 건조는 먹잇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전장이 무인화되는 환경에서 재래식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항모건조가 옳은지 충분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할 일이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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