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방위산업계는 2020년 한해 동안 차분하고, 꿋꿋했다.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간들을 견뎌냈다. 유례없이 힘든 한 해였지만 산·학·연·군·관이 서로 도우면서 방산업계는 살아남았고, 내년을 도모할 준비를 마쳤다. 녹색경제신문은 2020년 방산업계가 주목한 뉴스들을 정리했다...<편집자 註>
◆국회,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 입법
◆민주당, 11번째 영입인재는 국내 방위사업학 박사1호 최기일 교수
◆방산중소벤처기업협회 출범...방사청, 첫 민간 방산단체 설립 허가
◆현대중공업, 7조원대 한국형 차기구축함 사업(KDDX) 우선사업자에 선정
◆한화시스템, 독자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AESA레이다 시제품 출고
◆한화디펜스, 명품 K9, 호주 자주포 사업 단독 후보 선정...1조원 규모
◆방산학회, 2020 자랑스러운 방산인상 시상식 및 방산 포럼 개최
◆DX-K 2020, 11월 18일 킨텍스에서 개최 확정...해외 15개국 참여 예정
◆강은호 방사청장 취임..."속도감 있는 혁신 추진해 성과 내달라"
◆KAI, 1조500억원 규모 수리온 4차 양산 계약 체결
◆국회,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 입법
지난 1월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최초 발의한지 3년만에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54명 중 '찬성 150, 기권 4'로 반대없이 가결 처리됐다. 지난 2월4일 공포된 이 법률안은 내년 2월5일 부터 시행된다.
이어 지난 3월6일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해 3월31일 공포됐다. 이법은 내년 4월1일부터 시행된다.
방위사업청(청장 강은호)은 이 법을 근거로 국방과학기술품질원 산하에 방위산업기술진흥연구소를 신설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두가지 법률안은 그 동안 방산업계의 숙원들이 녹아 있어, 내년 이들 법률안이 시행되면 방산업계의 경쟁력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11번째 영입인재는 국내 방위사업학 박사1호 최기일 교수
최기일 현 상지대 교수는 국내 방위사업학 박사1호로 잘 알려져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위원장 이해찬대표)는 지난 1월 21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르기 위한 열한번째 영입인재로 최 교수를 영입했다. 방위산업 전문가가 정치권에 영입된 것은 처음이어서 방산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최 교수는 이후 상지대로 자리를 옮겨 후진을 양성하면서도 방산업계를 위한 연구활동과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중소벤처기업협회 출범...방사청, 첫 민간 방산단체 설립 허가
지난 7월에는 방산중소벤처기업협회가 출범했다. 방사청이 설립을 허가한 첫 민간 방산단체다. 초대 회장은 김용수 연합정밀 대표가 맡았다. 협회는 국내 중소·벤처 방위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수출촉진을 위해 설립됐다. 이를 위해 조사·연구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과 국내 중소·벤처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책개발과 건의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7조원대 한국형 차기구축함 사업(KDDX) 우선사업자에 선정
단군이래 최대 함정사업으로 꼽히는 한국형 차기구축함 사업(KDDX) 우선사업자에 현대중공업이 선정됐다. KDDX는 해군의 배수량 6500톤급 구축함을 건조하는 사업명이다. 해군은 KDX(한국형 구축함) 사업 뒤를 잇는 KDDX 사업을 통해 다기능 위상배열(AESA)레이더가 장착된 통합 마스트를 탑재한 구축함을 오는 2030년까지 총 6척 건조한다. 소요 예산만 해도 개발비 1조6000억원, 건조비 6조원이 투입된다. '미니 이지스함'이라고도 불리우며, 국내 최초의 스텔스 구축함으로 한국의 해군력 증강의 핵심사업이다.
방사청은 지난 8월초 대우조선해양과 경합을 거쳐 작은 점수차이로 현대중공업을 우선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지난 9월 현대중공업 직원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KDDX 관련 기밀 정보를 취득한 사실이 드러나 수사를 받게 되면서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한화시스템, 독자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AESA레이다 시제품 출고
국내 자체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전투기용 레이다의 시제품이 출고됐다. 방사청은 지난 8월7일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서 차세대 한국형전투기(KF-X)에 탑재할 핵심장비인'AESA(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 레이다 시제품 출고식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시제품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에 탑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ESA레이더는 지난 2016년부터 ADD 주관으로 개발 중인 전투기용 레이다로 KF-X에 탑재되는 핵심장비다. 특히, 약 1000여개의 송수신모듈을 독립적으로 작동시켜 목표물을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할 수 있어 '전투기의 눈’이라 불리며, 안테나장치, 송수신처리장치, 전원공급장치로 구성된다.
◆한화디펜스 명품 K9, 호주 자주포 사업 단독 후보 선정...1조원 규모
호주 국방부는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디펜스를 호주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Land 8116’ 자주포 획득사업의 우선공급자로 선정했다고 지난 9월 3일 발표했다. 한화디펜스는 호주법인을 주축으로 호주 정부와 제안서 평가와 가격 협상 등을 진행한 후 내년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기타 지원 장비 등을 도입하는 이번 사업은 총 1조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K9 자주포는 국내 포함 전 세계 1700여 대가 운용 중인 대한민국 대표 방산 수출 장비다. 지난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수출됐으며, 최근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정상적인 생산 및 해외 납품을 이어가며 구매국가들에게 큰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
K9은 155mm, 52구경장 자주포로 압도적인 화력과 높은 기동성 및 생존성을 자랑한다. 장거리 화력지원과 실시간 집중 화력 제공 능력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의 운용이 가능하다. 호주에는 방호력과 감시·정찰 능력이 한층 강화된 최신 K9 장비가 납품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학회, 2020 자랑스러운 방산인상 시상식 및 방산 포럼 개최
한국방위산업학회(회장 채우석)는 지난 9월25일 전쟁기념관에서 학회창립 29주년을 맞아 ‘제9회 올해의 자랑스러운 방산인상 시상식 및 방산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올해의 자랑스러운 방산인상 기술상은 이성수 현 한화 부사장, 박창선 풍산 방산기술연구소장(전무)이 받았다. 자랑스러운 방산인상 학술상은 류연승 명지대 컴퓨터보안경영공학과 교수, 특별공로상은 한국생산성본부(회장 노규성)가 각각 수상했다.
◆DX-K 2020 개최...1만8000여명 다녀가
지난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는 제4회 ‘2020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KOREA 2020)’이 개최됐다. 코로나19 우려속에 해외 13개국의 국방장관 및 합참의장 등 군 고위급 인사들과 주한 외국인대사 16명이 방문했다. 관람객은 사전 등록을 통해 1만8000여명이 다녀갔다.
국내 귀빈으로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 홍정민 국회의원, 김홍걸 국회의원, 왕정홍 방위사업청 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방산전시회는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의 전시회가 상당수 취소되는 상황에서 개최돼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행사 후 고양시의 역학조사 결과, 주최측의 철저한 방역과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전시장내 감염이 한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K-디펜스와 함께 K-방역까지 세계적으로 홍보한 셈이 됐다.
◆강은호 방사청장 취임..."속도감 있는 혁신 추진해 성과 내달라"
강은호 신임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28일 경기도 과천시 방사청 청사에서 가진 제11대 방사청장 취임식을 가졌다. 강 신임 청장은 취임사에서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성과 창출에 매진해달라"며 "정책의 완성은 성과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추진하여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면 그 정책은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청 차장을 거쳐 청장에 오른 강 청장은 방사청에서 잔뼈가 굵은 방위사업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그만큼 방산업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AI, 1조500억원 규모 수리온 4차 양산 계약 체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안현호 사장)은 방위사업청과 1조500억원 규모 수리온(KUH-1) 4차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헬기 수주는 국내 항공우주산업 생태계를 위해 매우 중요한 성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군은 노후화된 UH-60(블랙호크) 100대 이상을 수리온으로 교체하려고 했으나, 잔여 수명이 남아 있어 성능개량과 교체를 병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수주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국산화율(65%)이 높은 헬기 수주는 KAI 협력업체들에게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해를 넘기지 않고 수주가 확정돼 상당수 업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철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