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셔틀경영'이란 신조어의 주인공이 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귀국하며 그룹 인사를 위한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통상 12월 발표되던 정기인사 발표가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올해 국내 주요 그룹들은 미래를 위한 조직개편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나 코로나19 타격이 큰 유통기업을 거느린 롯데그룹은, 지난 8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롯데물산, 롯데렌탈 등 일부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기도 했다.
롯데가 연말 정기인사가 아닌 때 임원인사를 단행한 것은 창사 최초라고 하니, 위기의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진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과 화학 등 핵심 사업부문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분기 기준 유통 영업이익은 98.5%, 화학은 90.5% 감소한 것.
작년 2분기엔 46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롯데칠성음료도 올해 2분기엔 29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지난 19일 HQ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핵심 자리라고 볼 수 있는데, 비 롯데 출신 외부인사가 기용된 것 역시 그동안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롯데그룹의 연말 정기인사 시기와 폭이 예년과 다를 거라는 전망이 대두되는 것은 이와 같은 특단의 조처들로부터 비롯됐다. 또한 롯데는 이미 전 계열사 임원 600여명에 대한 최근 3년치 인사평가를 약 한 달 앞당겨, 추석 전인 9월말 받았다.
유통, 화학, 호텔, 식품 등 4대 BU(Business Unit)의 수장들의 입지도 관심사다.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 이영호 식품BU장(사장), 김교현 화학BU장(사장)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직의 변화에 대한 총수들의 의지가 가장 명확히 드러나는 포인트가 인사"라며 "혁신과 전문성 중시, 세대교체 등 재계 전반이 공감하고 있는 기조서 롯데그룹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