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 "부동산 대책, 세금 과중하고 안정성·예측 가능성 없어...위헌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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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 "부동산 대책, 세금 과중하고 안정성·예측 가능성 없어...위헌소지도"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0.07.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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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시장 규제하려면 먼저 투명성 확보 부터 ...공직자 재산·소득 공개해야"
- "부동산 정책 목표, 사회적 합의 이뤄야 정책 목표 달성...투기·투자·실수요 뭐로 구분하나"
- "임대사업자 규제 소급 적용, 위헌소지 커...'신뢰보호의 원칙' 위배"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국내 대표적인 세금관련 시민단체의 수장이 쏟아지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7일 "정부의 거듭되는 부동산 대책이 너무 빈번하고 발표 직후 땜질식 처방이 이어지다보니 부동산 관련한 법을 지키고 싶어도 지키기 어려울 만큼 안정성도 낮고 예측도 어려워 정부가 시장을 오히려 왜곡하고 망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이번 정부 들어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과 전세값이 급등하고 고위 공직자들의 다주택 소유가 문제되면서 지지율 급락하고 있다. 이에 양도세율을 최대 80%까지 인상하는 안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토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세금관련 시민단체의 수장의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여당이 검토 중인 부동산 세법 개정안 [자료=더불어민주당]

김선택 회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OECD국가들 중에서도 전체 세수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며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너무 다양하고 많은데 처방은 규제와 증세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을 감면해주겠다고 해서 법인 임대사업자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를 중과세 대상으로 재분류하고 소급 적용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며 이미 위헌으로 판결을 받은 유사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득세 처럼 12월 말에 납세 의무가 성립되는 경우 법을 7월에 개정했다면 '부진정 소급 과세'에 해당되므로 예외"라고 말하고 "이번 임대사업자에 대한 중과세 소급적용은 예외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3년 동안 20번이 넘는 대책이 발표되다 보니 부동산 관련한 법과 제도의 수명이 2달이 채 안된다. 이는 법적 안정성을 크게 해치고 예측가능성을 낮춰 주거 안정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반인들이 부동산 관련한 법과 제도를 잘 알고 쉽게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그는 비판했다. 

김 회장은 "근본적으로 유동성이 과잉된 시장에서 투자 대안없이 부동산 투자만 규제한다고 해서 주거 안정이 확보되기는 어렵다"면서 "이전보다 금리가 많이 낮아져 부동자금이 크게 늘었다. 이 돈이 갈 곳이 부동산 외에는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퇴자들의 경우에는 노후 생활을 위해 임대소득 때문에 주택을 보유하는 경우도 많은데, 정부가 노후 보장을 해주지 못하면서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정부와 여당은 종부세 등 보유세도 올리고, 거래세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다 일부 여당 주요 인사는 싱가폴 처럼 취득세를 12%까지 높이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의 목적이 증세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한 "공직자들의 다주택 소유도 큰 문제"라며 "정책 신뢰가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공공부문에서의 투명성이 먼저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직자들의 재산현황이나 소득자료도 공개되지 않는 마당에 누가 투기꾼이고, 투자자인지 또 실수요자는 누구인지 어떤 기준으로 분별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1주택 소유는 정부가 많은 도움을 준다. 대출 비율도 높고 이자도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고 말하고 "그러나 2주택을 소유하기는 매우 어렵다. 세금도 많고 임대 소득이 거의 인정되지 않는 데다, 실제로 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정부가 소유권을 빼앗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나라에서는 공익이 사익보다 우선하는 것에 사회적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것이 옳으니 따라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는 그같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부동산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겪는 일이 없도록 했다"며 "부동산 정책의 목표가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않으면 결국 세대간 빈부간 지역간 갈등만 확대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로 부터의 지원을 일절 받지 않는 NGO인 한국납세자연맹은 스웨덴 현지에 자체 예산으로 연구원을 상주시키고 스웨덴의 조세정책은 물론 정치·경제제도를 심도있게 연구하고 있다며 김 회장은 이같이 전했다. 

또한 그는 "부동산 정책이 빈번한 것은 그만큼 신중하지 못하고 치밀하지 않았던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보다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해 혼란과 갈등을 확대시키는 대책이 아니라 국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을 강조하면서 부동산 정책관련 고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백지신탁제' 입법을 주장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이날 민주당 의원 42명이 다주택자라면서 명단과 주택 보유 현황을 공개하고 주택처분 권고 불이행을 규탄한 뒤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전경 [녹색경제신문 DB]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전경 [녹색경제신문 DB]

 

 

김의철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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