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금융·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은 초유의 양적완화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돈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
우선, 시중에 풀린 자금이 '일단' 머물고 있는 곳은 은행이다.
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태트에 따르면 유로존 가계저축률은 지난 1분기 16.9%로, 전기대비 4.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1999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영국의 저축률도 작년말 5.4%에서 같은 기간 8.6%로 상승했다.
미국 역시 개인 저축률이 연초 7.9%에서 4월 현재 32% 이상으로 급증했다.
5월엔 23.2%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도 1분기 총저축률(총저축/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36.0%로 2018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유럽, 미국 등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끌어내린 상황에서, 은행 저축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한국은행 5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은행권의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은 517조6453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에만 17조2986억원이 늘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724조2237억원을 기록했다.
4월중 1조2296억원, 5월중 3조2608억원이 줄었다.
2019년 12월말 잔액과 비교하면, 정기예금은 7조4690억원이 늘었고,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은 41조4714억원이 늘었다.
이와 같은 차이는, 수시입출식과 같은 요구불예금의 경우, '저축'의 목적보다는 일종의 '자금 대기처'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저금리 상황에서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으로 흐르지 않고 일단 대기 상태로 은행에 쌓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한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