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강화, 라임사태 손실 등 1분기 실적 먹구름
지난해 사상최대 수익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갔던 증권가에 부동산 규제에 이어 라임사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수 년간 증권업계가 고수익을 거둬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벤처·중소기업이 아닌 부동산에 집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올해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강도 높은 규제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더해 불거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불완전판매 이슈가 논란이 되고 검찰 수사에도 휘말릴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들의 대규모 손실처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식시장까지 코로나19란 복병을 만나 주가 상승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올해 영업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영향으로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66포인트(1.49%) 내린 2162.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3.67포인트(2.01%) 내린 667.99로 마감했다.
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5원 오른 달러당 1209.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200원 선으로 상승해 장중 내내 상승 폭을 유지했다.
단기적으로 항공운수, 화학, 호텔·레저, 유통 등 업종의 타격이 현실화 됐고, 장기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이하 작년동기대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코로나 19 확산의 충격을 감안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1.9%로 낮췄다.
이에 따라 1분기 국내 주식거래 위축에 따른 트레이딩 손실과 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부터 라임자산운용 펀드 불완전판매 문제와 관련 현장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무역금융펀드 운용·설계 과정에서 실제 사기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으로라임 펀드 투자자들도 법적 대응에 나서며 검찰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매 자금 회수를 둘러싸고 펀드 판매 증권사 간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증권업계는 전반적으로 혼란에 빠져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라임 사태가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사업 위험도를 높이고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신용등급 강등을 예고했다.
여기에, 금융권에 수 천억원 규모의 손실 발생이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손실률 50%, 배상률 70%를 가정할 배상금은 신한금융지주 1010억원, 우리금융지주 890억원, 하나금융지주 28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규제를 강화한데 이어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도 강화되면서 영업 위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부동산PF의 자기자본 채무보증한도를 오는 7월 200%, 2021년 1월 150%까지 낮춘 뒤 7월까지 100% 이하로 낮췄다
또, 투자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기자본 3조 원 넘는 증권사에게 부여한 주요 특례도 없앴다.
발행어음 조달 자금의 10%를 초과하는 부동산 관련 투자자산에 대해 레버리지(차입)비율에 가산되고, 기업신용공여 추가 한도의 취급대상(기업금융/중소기업대출)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제외되며, 부동산 대출을 신용위험액 특례 대상에서 배제하고 일반 증권사와 동일하게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 삭감 등이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서도 ‘셀다운(재매각)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등 올해에는 증권사들의 사업 부문 곳곳에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규제와 경쟁심화, 마진율 축소 등으로 가뜩이나 살어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대형악재가 겹쳐서 등장했다"며 "1분기 증권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