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현대百그룹 수장 교체에도 “롯데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아”
신동빈 회장의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첫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롯데그룹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작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는 정말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상 롯데그룹은 12월 18~23일 경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발표한다. 얼마 전까지도 ‘올해는 좀 더 일찍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으나, 현재는 예년과 비슷하게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좀 더 우세하다.
이번 인사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 복귀한 후 실질적으로 처음 진행하는 인사라 더욱 그 의미가 커 보인다. 지난 해 연말 인사는 신 회장이 10월에 석방돼 인사 자체를 진두지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올해 인사에 향후 롯데그룹의 미래 전략과 방향을 점쳐볼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재계에 돌고 있다.
그러나 특히 올해 롯데그룹은 ‘폭풍전야’처럼 조용하다. 과거에는 11월 말 정도 되면 ‘어느 인사가 어느 자리에 내정됐다’. ‘누구는 집에 가고, 누구는 1년 더 신임을 받는다’는 등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소문이 돌고는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소문 자체가 전혀 돌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룹 내부의 전언이다.
특히 올해는 유통과 식음료 등 롯데의 전통적인 주력 사업부문을 비롯해 건설과 화학 분야도 실적이 높지 않아 ‘대폭 물갈이가 될 것’이라는 외부의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롯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금 나오고 있는 실적 부진에 따른 인사 전망들은 롯데를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부인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는 우선 부임한지 1년 된 임원에 대해서는 특별한 부적격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유임하는 것이 관례이며, 먼저 인사를 발표한 동종업계의 인사 추세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롯데 인사 기조상 어떠한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11월에 발표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대표 교체,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백화점 대표 교체 등의 유통업계 일련의 움직임은 “롯데그룹 인사와 하등 관계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롯데는 롯데만의 방향성을 유지하는 뚝심을 발휘하곤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연초 ‘성과주의’를 천명했던 신동빈 회장의 뜻과 최근 황각규 그룹 부회장이 ‘비상경영’을 언급했던 것에 비춰 “롯데도 사장단에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올해 실적 부진에 대해 경영진의 책임을 묻지 않고 넘어간다면 ‘롯데가 위기에 대한 대응이 늦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년과 다르게 그룹 내부에서는 잠잠한 가운데, 외부에서 수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는 롯데 사장단 인사는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18~23일 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