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하는 일본인 직원들에 대한 걱정도 높아진 상황
일본 조치에 직접 영향받는 기업들, '그런 게 어떻게 있겠냐' 반문
국가 간 분쟁, 기업 실적엔 영향 미치지만 조직문화엔 미치기 어렵다는 분석도
일본이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뒤, 한·일 양국 관계는 연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양국 간 분쟁이 격화하면서 국내 글로벌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일본인 직원들이 괜한 오해를 받거나 주눅들진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
녹색경제신문이 일본 조치에 직접 타격을 받는 기업들을 포함, 몇몇 국내 글로벌 대기업들을 취재한 결과, 다행히 조직 문화나 분위기에서 예전과 달라진 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인 직원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며 "문제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조치에 직접 영향을 받는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인 임원(1명)이 일하는 곳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또, "이번뿐 아니라 국가 간 분쟁이 일어난다고 기업 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SK하이닉스 관계자도 "그런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규제 품목 중 하나인 일본산 불화수소를 디스플레이 생산에 활용해온 LG디스플레이 관계자도 "일본 판매법인엔 일본인 직원들이 있긴 하지만 본사에는 일본인 직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생산직과 연구직이 많은데, 직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며 "우려할 만한 분위기나 일 등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지만, 현대차 관계자도 "일본인 직원이 있지만 숫자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한 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달라진 건 없다, 차별 등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글로벌 대기업 가운데 일본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롯데그룹의 롯데쇼핑과 롯데주류 관계자 모두 "일본인 직원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따라서 그런 분위기나 동요 등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 국가 간 분쟁, 기업 실적엔 영향 미치지만 조직문화엔 영향 적어
애초에 일본인 직원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국가 간 분쟁이 기업 내부의 문제로 비화되는 일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기업 관계자들은 일본 조치에 따라 받는 영향 정도와 관계없이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겠는가'는 입장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글로벌 대기업의 한 관계자도 "우리도 최근 상황을 관심 있게 따라가고 있기는 하다"며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같은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일본인 직원들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질 필요가 뭐가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조성일 수석연구원은 "국가 간에 일어나는 분쟁 등이 기업의 퍼포먼스(실적)에는 영향을 미칠진 모르지만, 기업 내부 조직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성일 연구원은 "그와 같은 관점으로 연구한 논문이나 리포트도 본 바가 (거의) 없다"며 "국가 간 관계와 기업 내부 조직문화 사이에는 정말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