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으로 알려진 홍삼의 잔류농약에 대해서 소비자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린이 건강식품, 명절선물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는 홍삼에는 잔류농약이 얼마나 있는 것일까.

홍삼의 잔류농약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판매처는 물론 제조사, 정부부처 어느 곳에서도 속시원히 답을 내놓는 곳은 없다.

최근 1-2년 사이에 유기농 홍삼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유기농 홍삼 제조업체에서조차 유기농 홍삼의 잔류농약 검사 수치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유기농 인삼을 처음 시작했다는 모 업체에게 당사 유기농 인삼의 잔류농약 수치에 대해 물으니 엉뚱하게 "○○시청에 문의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유기농 홍삼 제조업체에서는 유기농 인삼을 사서 제조하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했으며, 또 다른 유기농 인삼을 제공하는 업체에서는 충청도 금산 모처에 위탁 재배를 한다고 답했다.

유기농 홍삼을 판매한다는 곳에서조차 홍삼의 잔류농약 수치에 대해 공개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위탁 재배를 하고 관리한다는 사실은 홍삼이 유기농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2015년 4월에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인삼류에 사용되는 농약, 만코제브에 대해 우리나라가 제안한 기준이 코덱스 기준으로 채택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2011년에는 디페노코나졸이, 2013년에는 아족시스트로빈이 코덱스 기준으로 채택됐지만 시중 판매 인삼·홍삼 제품에는 잔류농약 수치가 기재돼 있지 않다. 식약처 기준이 코덱스 기준으로 채택됐지만 소비자는 시판 제품이 그 기준을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것이다.

다른 농약 성분들은 어떨까. 현재 식약처에서 인삼, 홍삼 등에 적용하는 잔류농약허용기준 항목은 37가지다. 올해부터는 PLS(Positive list system)이 적용되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지정하지 않은 농약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무농약(0.01mg/kg) 기준이 적용된다. 식약처에서 이미 허용치를 정한 농약에 대해서는 기존 허용치를 적용한다는 의미이다.

잔류농약표기가 없는 식음료 제품에도 잔류 농약은 있을 수 있다. 그 수치가 미미한 정도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양이 지속적으로 체내에 쌓이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유해하지 않지만 수십 년에 걸쳐 체내에 축적될 수도 있고 임신부를 통해 태아에게 전달될 경우 더 많이 농축돼 전달될 수 있다.

맘카페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홍삼에는 잔류농약이 있을 것이라는 게시글을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인삼을 키우는 지인이 인삼 재배 과정에 농약이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한 주부가 유명한 한 아기 홍삼 제품에 대해 농약잔류검사수치를 문의하는 공개 청원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식약처 국민청원게시판에 한 주부가 아기를 위해 홍삼 잔류농약수치를 공개하라고 청원하고 있다

홍삼 제품으로 유명한 모 업체는 식약처 안전성 검사는 물론 자체적으로 290여 가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검사결과지는 대외적으로 비공개라고 답했다. ‘290가지 검사’라는 표현 자체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는 있지만 수치가 공개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언급은 무의미하다.

인삼 농사를 짓는다는 한 블로거는 "인삼은 수년 동안 동일한 장소에서 재배되므로 병충해 방지를 위해 다량의 농약에 오랜 기간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경작에 필요한 농약 종류를 정하고 잔류 허용 기준을 설정해 제시했다면 업체가 그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농약 수치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