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수십평 규모의 사무실이 아닌 'e스포츠경기장'을 마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e스포츠 기업을 천명한 액토즈가 넥슨아레나와 같은 '액토즈아레나'를 4일 정식 오픈했다. e스포츠를 위해 역삼 사무실에 둥지를 틀고 1층에는 액토즈아레나, 10-15층은 사무실로 활용중이다.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액토즈아레나는 경기석 12석, 관람석 100석을 갖추고 있으며, 10.2 채널 서라운드 입체 음향 시스템을 도입했다. 총 길이 14미터, 5760x1080의 해상도의 플렉서블 LED를 가장 먼저 장점으로 내세웠다.
액토즈아레나가 위치한 아이콘역삼빌딩은 전용 204평에 전용률 53%로, 약 100평 남짓한 규모다. 지하 1층이라 기준층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서초W타워의 지하 2개층을 사용한 면적 1,683평방미터(509평) 규모의 넥슨아레나와 비교하면 협소한 공간이다.
공간이 다소 협소하다는 지적과 관련, 4일 액토즈아레나에서 진행한 오픈식에서 조위 이사는 "가장 급한 것은 e스포츠 콘텐츠 확보였다.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4k해상도 지원, 송출 장비 등에 신경을 썼다. 또 다른 형태의 e스포츠 아레나가 결합되어 더 넓은 e스포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또 다른 e스포츠 구장의 건립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당장 배틀그라운드 경기를 진행하려고 해도 80석이 필요한데, 경기석 12석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셀럽이나 프로게임단이 이곳에서 경기를 치르고, 나머지는 인터넷을 통해 진행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며 " 나머지는 온라인대회로 소화할 것이며, 좁더라도 사업 진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액토즈소프트는 액토즈아레나가 액토즈 e스포츠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장비에만 10억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고, 관련 사업에 운영비를 포함, 향후 100억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가 없을 때는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로도 활용할 생각이다. 최신 장비를 통한 UHD 4K 제작 환경으로 방송 예능 프로그램이나 MCN 콘텐츠 제작, 인플루언서 라이브, 대회 시상식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구오하이빈 대표는 인사말에서 "액토즈는 e스포츠분야에서의 의지를 천명해 왔고, 많은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e스포츠 총괄 조위 이사가 2018년 e스포츠사업 성공을 위한 ▲글로벌 대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인프라 구축, ▲블록체인 플랫폼의 4가지 목표를 공개했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글로벌 e스포츠 ip 회사와 협력하고, 다양한 콘텐츠 공급을 통해 유저를 확보하고 인지도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경기장과 스튜디오, 프로게임단 등 기본 인프라를 확보하고, 블록체인으로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블록체인은 vsgame.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경기매칭, 스트림, 크라우드펀딩, 커뮤니티, 포탈뉴스, 경기데이터 등이 아우러진 이 플랫폼은 사이트 형태로 모바일과 PC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인데, 5월부터 연말 1차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액토즈는 프로게임단사업, 인프라사업, 토너먼트사업, 콘텐츠사업, 플랫폼사업으로 글로벌 e스포츠 퍼블리셔 포지셔닝 확립이 목표다. 액토즈가 당장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은 '중국'이다. 모회사가 중국기업이기 때문이다. 작년 액토즈는 500억대 매출에 6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글로벌 e스포츠기업이라는 큰 목표를 세운 액토즈소프트가 다양한 난관을 뚫고, 2018년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