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 현장 인증·실시간 스코어 집계까지…수기 운영 벗어난 디지털 대회
AI 콜봇·하나은행 제휴 이어 지자체 구장 운영시장 확대 추진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파크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예약 대란과 서버 장애가 반복되는 가운데, 골프 IT 전문기업 픽셀소프트웨어가 대형 전국대회 두 곳을 동시에 운영하며 파크골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천 명이 참가하는 대회의 접수와 결제부터 현장 본인 확인, 경기 점수 집계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처리하면서 기존 수기·선착순 중심 운영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이스캐디 운영사 브이씨(365900)의 계열사 픽셀소프트웨어는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경기 양평과 전북 임실에서 동시에 개최된 전국파크골프대회 두 곳에 통합운영 플랫폼 '보이스파크(Voice Park)'를 적용해 운영을 마쳤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두 대회 운영 과정에서 서버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대회 운영 실적을 넘어 파크골프 산업이 시설 확충 중심에서 운영 시스템 고도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평·임실에서 동시 개최…대형대회 운영 능력 시험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경기 양평파크골프장에서는 '2026 파크골프투데이 코리아 오픈 양평' 결선이, 전북 임실 오수의견파크골프장에서는 '제4회 임실N치즈배 전국파크골프대회' 본선이 각각 열렸다.
두 대회는 모두 전국 단위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대형 행사다. 특히 양평 코리아오픈은 당초 선수 연인원 8800명과 운영인력 816명 등 총 9616명 규모로 계획됐으며, 총상금과 경품 규모도 약 3억원에 달했다.
실제 양평 대회에서는 10차례 예선을 통해 5987명이 경기를 완주했고, 이 가운데 800명이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임실N치즈배 역시 선수 2816명 등 약 3000명 규모로 계획됐다.
픽셀소프트웨어는 대규모 전국대회 두 곳이 같은 기간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통해 각각의 접수 정보와 회원 데이터, 경기 운영 정보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파크골프대회에서는 접수자가 한꺼번에 몰리거나 대회 운영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참가자 확인과 경기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특히 여러 대회를 동시에 지원하려면 개별 대회별 정보 관리와 시스템 자원 배분이 중요하다.
보이스파크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구조와 통합 회원관리 체계를 활용해 이러한 문제에 대응했다. 픽셀소프트웨어는 이번 동시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 단위 대회뿐 아니라 지자체와 민간 파크골프장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종이 명단 대신 QR 인증…심판은 태블릿으로 점수 입력
이번 양평 대회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경기장 운영 방식이다.
기존 파크골프대회에서는 참가자가 현장에서 이름을 확인하거나 서류를 작성하고, 심판이 종이 기록지에 점수를 기입한 뒤 별도로 성적을 집계하는 방식이 활용돼왔다.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확인 절차가 길어지고, 점수 입력과 집계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양평 코리아오픈에서는 참가 신청과 결제, 조 편성에 이어 현장 본인 확인까지 디지털 시스템으로 연결했다. 참가자는 QR 기반 인증 절차로 현장 확인을 진행하고, 심판은 태블릿PC를 이용해 선수들의 경기 점수를 입력했다.
입력된 점수는 보이스파크 앱과 경기장 내 대형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반영됐다. 선수와 관람객이 경기 진행 중에도 성적과 순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회 접수부터 경기 결과 집계까지 주요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면서 참가자 명단을 반복해서 작성하거나 점수를 별도로 취합해야 하는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대규모 대회에서는 경기 점수의 정확성과 결과 공개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실시간 스코어링 시스템은 기록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참가자가 경기 결과를 보다 신속하게 확인하도록 돕는다.
“한 달 내내 예약 0건”…고질적 서버 장애 해결할 수 있나
파크골프 디지털 전환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기존 예약 시스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있다.
파크골프는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대표적인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았지만, 상당수 지자체와 시설관리공단의 예약 시스템은 여전히 온라인 선착순 접수에 의존하고 있다.
예약이 시작되는 순간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 서버 접속이 지연되거나 오류가 발생하고,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예약 기회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돼왔다.
실제로 지난해 한 파크골프장 이용자는 시설관리공단 민원 게시판에 “서버 오류로 예약을 할 수 없다”며 “60대가 넘은 고령층은 도저히 예약할 수 없고, 한 달 내내 예약을 한 건도 잡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당시 공단 측은 특정 단체의 시설 독점을 방지하고 예약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온라인 예약을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서버 불안정 문제에 대해서는 전산 담당자 및 운영업체와 협의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예약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 공정성이 확보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빠른 인터넷 환경이나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에 따라 예약 결과가 좌우된다면 고령층 이용자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픽셀소프트웨어는 보이스파크를 통해 대규모 접속에 대응하는 한편, AI 콜봇을 활용해 고령층의 예약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대형대회에서의 안정적인 운영 경험이 일상적인 공공 파크골프장 예약난 해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제 이용 환경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사투리 알아듣는 AI 콜봇…고령층 디지털 소외 해소 추진
보이스파크가 내세우는 또 다른 특징은 고령층을 위한 AI 음성 서비스다.
픽셀소프트웨어는 AI 고객상담 솔루션 기업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TWC)과 협력해 시니어 맞춤형 AI 콜봇을 도입했다. 지역별 사투리와 억양, 발화 속도 등 고령층의 음성 특성을 고려해 이용자가 전화로 상담하듯 예약과 대회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앱 설치와 로그인, 복잡한 화면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이 음성 기반 서비스를 통해 예약 정보를 확인하고 접수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고령층 이용자가 많은 파크골프 산업에서 중요한 과제다. 아무리 안정적인 예약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이용자가 접근하기 어렵다면 디지털 전환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AI 콜봇의 실제 효과를 판단하려면 상담 성공률과 예약 완료율, 고령층 이용자 만족도 등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하다. 기술 도입 자체보다 실제로 예약 실패와 민원이 얼마나 감소했는지가 향후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과도 손잡았다…금융·여가 결합한 플랫폼으로 확장
픽셀소프트웨어는 지난 9월 하나은행과 시니어 여가 활성화 및 새로운 파크골프 경험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사는 파크골프 통합운영 플랫폼에 금융 서비스를 접목하고, 전국 주요 파크골프장과 대회의 운영 선진화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보이스파크가 대회 접수와 예약, 결제, 회원관리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은행권과의 협력을 통해 시니어 생활체육 및 여가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파크골프 산업이 단순한 생활체육을 넘어 금융과 관광,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은행 입장에서도 파크골프 플랫폼은 중장년층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이 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금융 서비스와 수익모델은 향후 공개될 협력 내용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마다 별도 시스템 구축…예산 효율성도 과제
파크골프장 운영의 디지털 전환은 지자체 예산 문제와도 연결된다.
전국 지자체들이 파크골프장 확충과 대회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예약·회원관리·결제·대회 운영을 위한 시스템은 기관별로 분산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일부 지자체는 자체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에 별도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개별 시설의 운영 여건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슷한 기능을 지자체마다 중복 개발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면 SaaS 방식은 이미 구축된 플랫폼을 여러 기관이 활용할 수 있어 초기 개발과 유지관리 부담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비용 절감 효과는 이용료와 연동 비용, 데이터 이전 및 보안 비용 등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특히 파크골프장이 공공체육시설이라는 점에서 예약 시스템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정 단체나 일부 이용자에게 예약 기회가 집중되지 않도록 이용 이력과 예약 배정 기준을 명확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보이스파크와 같은 통합 플랫폼이 확대된다면 지자체별로 분산된 예약과 운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민간 플랫폼 도입 여부는 공개적인 비교·평가와 비용 검증을 거쳐 결정돼야 한다.
대형대회 넘어 전국 파크골프장으로…관건은 공정성과 안정성
픽셀소프트웨어는 일반 골프장 예약과 관제, 전사적자원관리(ERP),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 등에서 축적한 10년 이상의 기술 경험을 파크골프 운영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그동안 백마강 PGK 파크골프킹 전국대회를 비롯해 부여 굿뜨래배, 임실N치즈배, 구례산수유배 등 여러 전국대회에 통합 운영 시스템을 제공해왔다. 이번 양평과 임실 대회의 동시 운영은 대형 행사 처리 능력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픽셀소프트웨어 이충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대형 전국대회에 연이어 보이스파크가 도입된 것은 당사 플랫폼이 파크골프계의 IT 표준 인프라로 인정받았다는 증거”라며 “전국 지자체는 물론 민간 파크골프장까지 확장해 파크골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파크골프는 이미 전국적인 생활체육을 넘어 대규모 대회와 관광, 시니어 산업이 결합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이 늘어나는 만큼 예약난과 운영 비용,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결국 파크골프 산업의 경쟁력은 골프장 규모뿐 아니라 얼마나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시설과 대회를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보이스파크의 대형대회 동시 운영은 통합 플랫폼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향후 지자체와 민간 파크골프장에서도 비용 절감과 예약 접근성 개선, 운영 투명성 확보라는 성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전국 확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