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잔금 납입…전환시점 도래에 전량 주식전환 시장 풀려
손대면 상폐 투자조합 과거 이력 '부각'…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인사이트녹경 = 박준형기자] 대호에이엘이 특정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위해 전환사채(CB)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호에이엘은 지난 3월 90억원 규모의 CB 재매각을 결정했는데, 해당 과정에서 투자조합 등 공시에 드러나지 않은 특정 투자자들은 최대 100% 가량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수차례에 걸쳐 CB를 나눠서 인수한 후 주식으로 전환했지만, 투자조합을 활용해 지분공시 의무(5%)도 피해 갔다.
대호에이엘은 실사주로 언급되는 사채업자 이모씨를 비롯해 최대주주 변경 과정 등에서 여러 사채업자들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이뤄진 대호에이엘의 CB 재매각에도 사채업자가 관여했다는 후문이다.[본지보도: 대호에이엘, 분주한 자금거래…사채자금·상폐 연루 인사들 얽힌 고리①]
주가 절반 수준 재매각 CB, 전량 주식전환 후 3자 매각 추정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여에 걸쳐 100억원 규모의 20회차 CB의 주식전환이 이뤄졌다. 해당 CB는 지난해 6월 발행 후 9개월만에 대호에이엘이 90%(90억원)를 상환했던 CB다. 대호에이엘은 지난 3월 CB 상환과 동시에 재매각을 결정했으며 더유니 1호조합이 CB를 인수했다.
대호에이엘의 CB 재매각 과정은 다소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시 대호에이엘의 주가가 CB 전환가 대비 높았던 상황이라 충분히 유리한 입장에서 투자자를 찾을 수 있었던 상황이다. 다만 대호에이엘은 매각 대금을 6개월간 5차례에 걸쳐 받았다. 이 기간 대호에이엘의 주가는 우상향하며 전환가 대비 100% 수준까지 올랐으나 대호에이엘이 CB 재매각에 적용한 프리미엄은 권면액의 20%에 그친다.
더유니 1호 조합에 재매각된 20회차 CB는 지분공시를 피해 모두 주식전환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된다. 주식전환가능 시점(6월28일) 이후 7월까지 1달여간 65억원이 주식전환 청구됐으며, 8~9월 35억원이 전환됐다. 주식전환 청구 시점 대호에이엘의 주가가 1700~2000원선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더유니 1호 조합의 평가이익은 권면액 기준 최대 100%(약 90억원)에 달한다.
대호에이엘의 CB 재매각을 두고 시장 일각에선 특정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목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유니 1호 조합은 전면에 드러난 투자조합일 뿐 재매각 CB의 실질 주인이 따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회차 CB의 주식전환가능 물량은 897만3080주로 발행주식총수의 11.7% 수준이었지만 더유니 1호 조합의 지분공시는 없었다. 계약체결 시점 공시의무가 발생하는 만큼 더유니 1호 조합은 해당 CB를 인수한 직후 권리 등을 쪼개서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B 등을 인수한 이후 지분공시 기한 이내에 재매각할 경우 공시 의무가 사라진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B의 상환 및 재매각 시점이나 주식전환 및 중도금, 잔금 납입 시점들이 딱 맞아 떨어지는데, CB 발행 및 상환 당시부터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투자조합은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내세운 것일 뿐 실질적 주인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상상인 그룹을 통해 진행한 자금조달 이후에도 상환과 재매각에 따른 오버행 이슈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만대면 상폐…차익 실현 투자조합과 사채 세력 '눈길'
대호에이엘의 20회차 CB를 인수한 유니 1호 조합은 윤형식씨와 이건씨가 각각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윤형식씨는 이주석 전 유테크 대표 및 전준수씨 등과 관련된 기업에서 확인된다. 이들이 투자했던 상장사들 상당수가 상장폐지됐거나 상장폐지 위기를 겪은 것으로 확인된다.
91년생인 윤형식씨는 김용빈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과 연이 있다. 윤씨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김 회장이 실지배했던 한국코퍼레이션 등기이사로 있었다. 당시 김 회장의 차명법인으로 지목된 밸류플러스투자조합1호(성산홀딩스)를 관리했던 인물이 윤씨다. 김용빈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윤씨는 김 회장과 함께 피고인으로 재판 중이다. 다만 윤씨는 현재는 김 회장과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본지보도: 제이스코홀딩스, 반품 CB 매각 중 정치 테마 탑승…오버행 주의보③]
윤씨는 이후 전준수씨 등과 함께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캐리(전 윌링스)의 최대주주인 드래곤인베스트조합의 공시 담당자와 동일 인물이다. 사채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씨는 드래곤인베스트먼트 지분 5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준수씨는 일월지엔엠(전 유테크), 제이앤케이인더스트리(전 에이아이비트, 상장폐지), 지스마트글로벌(상장폐지) 등을 실지배했던 이주석 대표와 사업파트너로도 함께했다. 2019년 이주석 대표가 지스마트글로벌을 무자본 M&A로 인수할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곳이 전씨가 대표로 있던 용산홀딩스(전 트리니티)다. 전씨는 이주석 대표와 함께 지스마트글로벌의 사내이사로 있었으며, 당시 용산홀딩스 최대주주는 윤형식씨였다.
전준수씨와 윤형식씨는 지난 6월 상장폐지된 엠에프엠코리아에서도 등장한다. 엠에프엠코리아는 지난 2023년 최대주주가 브이티엠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다. 당시 브이티엠인베스트먼트는 구주 인수자금 전액을 외부에서 차입했는데, 당시 자금 일부를 대준 곳이 전준수씨와 윤형식씨가 등기이사로 있던 제이에스피아이엔씨다. 엠에프엠코리아는 브이티엠인베스트먼트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벌점 누적, 횡령 등으로 상장폐지됐다.
윤형식, 전준수, 이주석 대표 등이 활동한 기업은 일월지엔엠(전 유테크), 제이앤케이인더스트리(전 에이아이비트, 상장폐지), 지스마트글로벌(상장폐지), 엠피씨플러스(전 한국코퍼레이션, 상장폐지), 소리바다(상장폐지), 화신테크(상장폐지), 캐리(전 윌링스), 엠에프엠코리아(상장폐지) 등이 있다.
대호에이엘 측은 자기 CB 매각이 특정 투자자들에게 차익을 몰아주기 위한 것이란 지적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대호에이엘 관계자는 “CB 재매각이 6개월에 걸쳐 이뤄진 것은 계약 상대방이던 더유니 1호 조합의 잔금납입이 지연됐기 때문이지, 주식전환청구시점과 납입일을 맞추기 위해 시기를 조정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며 “재매각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 것은 맞지만, 더유니 1호 조합이 장내에 매도했는지 아니면 제3자에게 넘겼는지 이런 부분은 회사 측에서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더유니 1호 조합이 CB를 사겠다고 해서 처분한 것이지 재매각과 관련해 실사주나 사채업자 등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