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예금보험공사의 저축은행업권 중점감시 대상이 올 1분기에만 18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내 최대치에 해당하는 수치로, 금융권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여파 등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 리스크 탓에 금융권 전반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며 "특히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 PF 부실 우려는 다른 2금융권보다 높다"고 전했다. 

이어, "저축은행을 향한 금융당국의 경영개선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저축은행으로서는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해 손실 인식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보로부터 제출받은 '금융권역별 감시단계 분류 현황'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중점감시 대상은 18곳이다.

예보는 내규에 따라 예금보험의 적용을 받는 금융회사들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금융권역별 감시단계를 분류하고 있다. 감시 단계는 총 3단계로 분류된다.

1단계는 '일반감시' 대상으로 재무상태가 건전하고 부실 가능성이 낮아 일반적인 수준의 리스크관리가 요구되는 곳이며, 제2단계는 '우선감시' 대상으로 재무상태는 보통이나 다양한 취약점이 나타나 통상 수준 이상의 리스크관리가 요구되는 금융회사다. 예보는 1단계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분기별 리스크 점검을, 2단계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전담데스크에 의한 리스크 관리 강화 및 필요 시 경영진 면당 등을 각각 실시한다. 

마지막 3단계는 '중점감시' 대상이다. 재무상태가 취약하고 지속적으로 악화돼 보험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중점적인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금융회사가 3단계로 분류된다. 예보는 3단계에 해당하는 금융회사에 대해 1·2단계의 리스크 관리 조치 수행은 물론이고, 필요 시 ▲업무 및 재산상황 관련 자료제출 요구 ▲금융감독원과의 공동검사 ▲업무 및 재산상황에 관한 단독조사 등 고강도 리스크 관리를 실시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우선감시 대상은 총 28곳으로 은행 2곳, 생명보험사 4곳, 손해보험사 3곳, 금융투자사 8곳, 저축은행 11곳이며, 중점감시 대상은 총 29곳으로 은행 1곳, 생보 2곳, 손보 2곳, 금투 6곳, 저축은행 18곳이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의 중점감시 수는 5년 내 최대치에 해당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축은행업권의 연도별 중점감시 수는 2020년 4곳, 2021년 2곳, 2022년 3곳, 2023년 12곳 등이었다. 

한편, 예보는 보험 사고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개별 금융사 재무정보를 바탕으로 리스크 분석을 실시하고, 현장확인이 필요한 경우 금감원과의 공동검사 및 단독조사 등 현장점검을 추진할 수 있다. 예보는 지난 지난 2022년 1곳, 2023년 2곳의 저축은행에 대한 단독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예보는 저축은행업권의 올 상반기 결산에 따라 이달부터 저축은행 1곳에 대해 단독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연내 추가로 2곳도 단독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저축은행은 서민들과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의 버팀목"이라며 "저축은행의 위기는 단순히 개별 금융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예보와 금융당국의 리스크 관리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