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전기화 화재 주범은 출시된 지 오래된 전기차"
[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지난 8월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이후 2개월 만에 또다시 국내 아파트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사이에서 노후 전기차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끈다.
전문가들은 9일 오전 전주아파트에서 또다시 발생한 전기차화재에 대해 "BMS(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가 전기차의 핵심 두뇌이자 부품인데, 6~7년된 BMS를 아직도 그대로 사용하는 전기차들부터 집중 점검하면 화재 예방 및 진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9일 오전 3시 전북 전주시 장동 전북혁신도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 불이 났다. 불이 난 차량은 기아 '니로 EV'였다. 해당 차량은 전날 저녁부터 충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아파트 직원이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연기가 많이 난다"는 신고를 해 특수진압차를 비롯한 장비 34대와 인원 84명을 투입해 1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이번 화재가 인천 청라 화재와 같은 대참사로 번지지 않았던 이유에는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대처도 있지만 스프링클러의 원활한 작동에 있었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은 스프링클러가 작동 중이었으며 연기가 가득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불탄 차량을 지상으로 이동시켜 수조에 담가 뒀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번 화재를 포함 몇 달 새 빈번하게 일어나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화재 차량이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산 배터리는 안전할 것이라 믿었던 전기차주의 불안감마저 커지고 있다.
전기차 화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지속적인 기술개발 필요"
불행히도 전기차 화재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비관적이다. 앞으로 전기차 화재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 보고 있다. 전기차가 계속 노후화되면서 전기차 화재는 계속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화재건수와 내연기관차 화재건수를 비교하며 전기차가 더 안전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애당초 비교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내연기관차 화재건수는 전체대수 중 10년 이상된 차량이 30%가 넘는 상황에서 발생한 건수이지만 전기차 보급 시점은 주로 5~6년 이내가 대부분이어서 노후화가 되면서 화재건수가 늘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추가적으로 전기차는 화재 발생 시 내연기관차 대비 온도가 높고 확산속도가 빨라서 골든타임이 짧다는 부수적인 문제 또한 존재한다. 열 폭주라도 발생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은 출시된 지 오래된 전기차가 화재에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 초기에 출시된 전기차는 완성도가 낮아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파우치형 배터리가 가장 많고 초기 배터리셀의 불량률도 지금과 다를 수 있다. 또한 배터리관리 시스템(BMS)의 완성도가 낮아서 문제가 누적된 전기차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전기차는 전체 약 60만대 중 초기의 약 6~7만대가 해당된다.
김 소장은 이러한 전기차에 충전제어 기능이 전혀 없는 완속충전기로 계속하여 과충전을 반복하는 만큼 최근 출시된 전기차 대비 화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6~7만대의 오래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교체를 유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환경부에서 노후화된 디젤차를 폐차할 때 보조금을 주는 경우와 같이 오래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보조금 지급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정부의 스마트제어 완속충전기 보급 관련해서 현재 충전제어가 불가능한 완속충전기의 교체는 거의 없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윤정원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