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청소년 디지털 웰빙 의도, 성공 여부는 글쎄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1990년대 세계 최초로 전 세계에 이동 전화기 선풍을 일으켰던 노키아가 아직도 벽돌형 이동 전화기에 대한 노스탤지어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듯하다.
핀란드의 모바일폰 제조업체 노키아(Nokia)가 휴대폰 제조업체 HMD(Human Mobile Devices)와 바비 인형과의 협업한 한정판 HMD 바비™️ 폰을 출시했다.
HMD 바비 폰은 1990년대 노키아가 유행시킨 여러 ‚벽돌 휴대폰(Brick phone)‘ 모델들 중에서 노키아는 오리지널 ‚노키아 2660‘ 플립폰 모델에 바비 인형 제조업체인 마텔(Mattel) 사와 라이선싱 협약으로 바비 공식 로고가 인쇄된 핫핑크 색상의 HMD 바비폰을 각각 영국 시장에서 영화 99 파운드, 유럽 시장에서 129,99 유로(우리 돈 약 17만 원 대)에 출시했다.
HMD 바비 플립폰은 원래 노키아 2660 모델 플립형 이동 전화가 제공했던 가장 베이직한 두 가지 기초 기능 — 전화, 문자 전송, 기초 해상도 사진 촬영 — 만을 할 뿐 소셜미디어 앱 연결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히 어린이들의 모바일 디바이스 사용을 근원적으로 단절해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고무한다는 것을 제품 의도로 내세운다.
바비 폰 제조를 담당한 HMD(Human Mobile Devices, 노키아 제품 생산을 담당하는 핀란드 이동 전화기 제조업체)는 최근 들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1990년대 이동 전화기가 수행하던 기초적 기능 만을 사용하여 일상생활 속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 소비 트렌드가 급증하고 있음을 포착해 이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인 8월 24일, 영국 최대 이동 통신 제공업체 중 하나인 EE가 11세 이하 어린이에게 부적절한 콘텐츠가 제공되는 사이트 및 플랫폼이 있는 소셜미디어 앱이 설치돼있는 스마트폰을 주지 말 것을 제안한 새 이통 소비자 지침서가 발표하자마자 노키아는 이 시기와 때 맞춰서 어린이 및 청소년 이용자에게 어필하고 디지털 안전이 보장되면서도 소통 기능을 할 수 있는 기초 이동 전화기 수요를 기대해 이 제품을 출시했다.
영국 통신 정책국(The Office of Communications, 줄여서 Ofcom)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3~7세 아동 중 4분의 1이, 12~15세 청소년들의 95%가 자기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스마트폰을 구입해 준 부모들은 자녀들이 스마트폰 사용 이후로 가족 관계 소홀, 수면 장애, 운동 부족, 친구들과의 사교 시간 단축 등을 부정적 효과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참고로,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근 100%에 근접하는 아동 및 청소년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자료: MDPI, 2018년). 이 가운데 청소년 사용자들은 매일 하루 최소 4시간을 소비한다(자료: Statista, 2023년 기준).
흔히 아동과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학업, 검색, 게이밍 등 용도 외에도 소셜미디어 플랫폼 이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앱을 제거한 전화기의 기초적 소통 용도와 플립 전화기 디자인을 한데 융합하여 자녀에게 이동 전화기를 구매해 주는 부모 소비자들에 호소하는것이 매출 목표라고 HMD는 말한다.
현재 출시된 HMD 바비 폰은 전화 통화와 문자 송수신 기능 위주로 설계됐으나, 내년 출시될 차세대 모델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위치를 추적・파악할 수 있는 위치탐지 앱, 부모가 아동의 상태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영상 링크 서비스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HMD가 자체 실시한 소비자 설문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은 이동 전화기에 교육적 용도의 앱(66%), 실시간 메시징 앱(65%), 음악 앱(60%), 지도 및 내비 앱(55%), 오락용 앱(50%), 영상 통화 앱(50%)가 탑재되길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 및 청소년용 스마트폰의 장점과 기성 음성 통화・문자 메시징 위주의 플립폰 사이의 기능 보완과 개선은 향후 아동・청소년 대상 이동 디바이스 세그먼트 시장 개발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해 줄 것으로 보여 국내 이통사 및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