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쿠팡이 ‘상품 검색 조작’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에 불복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쿠팡이 ‘쿠팡 랭킹순’ 검색 순위를 조작해 자체브랜드(PB) 상품 구매를 유도했다며, 1000억원대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 등의 제재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쿠팡은 “공정위의 형평을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이라며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으로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이 확장되길 기다리던 소비자들도 “공정위의 제재로 20조원이 넘는 투자가 무산될까 우려된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 앞서 로켓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공정위와의 갈등으로 전국 ‘쿠세권’ 확장 계획에도 먹구름이 꼈다.

지난 1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자체브랜드(PB)를 포함한 로켓배송 직매입 상품을 밀어주기 의혹과 관련해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했다. 이어 공정위는 쿠팡과 PB 자회사 CPLB를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가 지적한 내용은 쿠팡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PB상품을 상위에 우선적으로 배치했다는 것이다. 또한 공정위는 쿠팡이 임직원이 구매후기를 작성함으로, 높은 별점을 부여하는 등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하지만 쿠팡은 이와 같은 제재에 “쿠팡의 ‘랭킹’은 고객들에게 빠르고 품질 높고 저렴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라며 “고객들은 이러한 차별화된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쿠팡을 찾아 왔다”고 즉시 반박했다.

또한 “만약 공정위가 이러한 상품 추천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쿠팡이 약속한 전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역시 중단될 수 밖에 없다”고 공정위의 제재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실제로 기존 쿠팡의 와우 회원뿐 아니라, ‘쿠세권 확장’을 기다리던 일부 소비자들은 공정위의 제재가 “유례없는 조치”라며 형평성이 아쉽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기존 쿠팡의 추천 기능이 ‘소비자 기망’보다는 오히려 ‘소비자 편의’에 가까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자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오픈마켓 상품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상품을 구매하는데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로켓배송은 가품에 대한 우려가 적고, 가격·배송·환불 등 전면에서 책임이 쿠팡에 있기 때문에 그간 로켓배송 상품을 신뢰하고 구매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한 제품이라면 로켓배송 상품을 구매하길 선호한다”며 “그런데 로켓배송 상품을 굳이 따로 변별해 찾아내야 한다면 소비자로선 더 번거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은 공정위의 제재에 “전세계 유례없이 ‘상품진열’을 문제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을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