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동영상 천하] 韓 해저 광케이블, 11개중 해외 기업 소유만 3개인데 국가안보 및 보안문제는?...정부 "민간 영역이라 개입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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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동영상 천하] 韓 해저 광케이블, 11개중 해외 기업 소유만 3개인데 국가안보 및 보안문제는?...정부 "민간 영역이라 개입못해"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4.05.0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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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6개·LG U+ 3개·SKB 0개
데이터 95%가 광케이블로 전송
"망 설치 안해도"...투자 유인 없어
우리나라 해외향 해저 광케이블 현황. 노란색으로 표시된 것은 순수 해외 기업 소유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우리나라 해외향 해저 광케이블 현황. 노란색으로 표시된 것은 순수 해외 기업 소유다. [사진=녹색경제신문]

OTT, 동영상 시대가 개막하면서 해외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해외향 해저 광케이블 11개 중 3개가 외국 기업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우리나라 광케이블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자체 망을 보유하지 않고 다른 기업 및 국가와 회선을 공유하면 도청 및 데이터 탈취 위험이 높아지고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데이터 기업 텔레지오그래피(TeleGeography)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연결된 9개의 해저 광케이블 중 KT는 6개, LG 유플러스는 3개에 소유권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설치 중인 SJC2 케이블을 제외하면 보유 중인 광케이블이 현재로서는 아예 없다.

순수하게 해외 기업 소유인 케이블도 세 개나 된다.

일본과 동남아 지역으로 연결되는 EAC-C2C 케이블은 호주 기업인 텔스트라 소유다. 유럽으로 이어지는 FEA 케이블은 버뮤다에 본사를 가진 글로벌 클라우드 익스체인가 갖고 있고, 일본과 대만, 중국으로 연결되는 루프 케이블은 홍콩의 PCCW사 등이 소유하고 있다.

해저 광케이블은 국가 보안과도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 전송의 상당수가 해저 광케이블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2022년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대부분의 케이블이 중국, 일본, 대만과 연결돼 있다"며 "대만과 일본은 지진 위험이 높고, 중국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 실제적으로 안정적인 케이블을 구축하고 있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회선을 공유하면 도청 및 데이터 탈취 등 안보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선을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수용가능한 데이터양이 한정돼 트래픽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릴 수 있다"고 썼다.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USINDOPACOM)의 발행물 '인도-태평양 방어 포럼'에 따르면 해저에 미로 같이 설치된 130만 킬로미터가 넘는 광섬유 케이블은 매일 전 세계 전화와 인터넷 통신의 약 95%를 전송한다.

자체 보유 케이블은 인터넷 속도뿐만 아니라 국가 보안에도 영향을 주지만 통신사의 투자 없이는 자체 망을 구축할 수 없다.

민간의 영역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먼저 이의 제기가 있지 않는 한 국가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관계자 A씨는 "해저 광케이블 설치는 민간의 영역"이라며 "법에 따르면 국가가 개입할 것이 아니다. 케이블 설치는 민간이 주도하는 부분이다. 기업 차원에서 이슈 제기가 있다면 국가 개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굳이 해외 케이블에 투자하지 않아도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요인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과기부 관계자 B씨는 "기간통신사업자가 최초 등록할 때 통신망 구축 계획을 본다. 반드시 해저 광케이블을 어느 정도 깔아야한다는 것은 등록 요건에 없다"고 말했다.

해저 광케이블은 초기 비용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에도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직접 해저 케이블을 투자해서 설치하지 않고 KT 케이블을 빌려 쓰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해저 케이블은 지진, 조류 때문에 땅에 선을 까는 것보다 유지보수비가 크다. 초기 투자비용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곧 두 개의 해저 광케이블이 추가될 예정이다. 하나는 DCT텔레콤의 일본 연결 케이블이고, 다른 하나는 SK브로드밴드의 동남아 연결 케이블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외 해저 케이블은 임대해서 써 왔지만 이제 싱가포르와 연결되는 해저 케이블이 곧 개통될 예정이다. 매년 1조원 가까이 망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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