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유럽 및 미국 소재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 지속으로 손실 본격 반영
-전체 익스포저 중 상업용 부동산 40% 수준...보수적 접근 나설듯
지난해에 이어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손실 부담이 올해 메리츠증권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6일 미국 NYCB(New York Community Bancorp)에 대한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Ba2로 두 단계 하향 조정되는 등 미국 오피스 부동산 공실률이 장기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많은 충당금을 쌓아 대비하는 등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부실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중·후순위 자산이 많아 손실 인식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813억원, 당기순이익은 590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19%, 30%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은행(IB)의 수수료 감소와 부동산익스포져 관련 대손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 관련 기업IR에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총 4조2000억원이며, 이중 해외상업용부동산 익스포저가 총 1조7000억원수준이라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이와 관련해 해외상업용부동산 손실로 1558억원을 반영했다.
업계에 따르면 추가적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15일 발간한 '증권사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현황 및 관련 손실 점검’ 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해외부동산펀드 8조3000억원 가운데 3조6000억원에 대해서는 증권사가 아직 손실을 한 번도 인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해외부동산 부담이 높은 증권사 중심으로 관련 손실을 크게 인식했으나, 현재 부정적인 해외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의 국내 부동산 PF부문에서의 위험 발생 가능성은 낮은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는 80% 이상이 선순위로 구성되있고, 브릿지론의 경우에도 중·후순위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금리 상승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가운데 국내외 부동산 관련 우려는 제한적이다"며 "그룹 기준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13조8000억원이며, 이 중 선순위 대출은 97%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PF 대출의 LTV는 42%, 연체율은 1.3%로 집계된다"며 현재 부동산 PF 관련 적립된 충당금은 1817억원으로 전체 부동산 PF 자산 대비 1.3%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