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이사회(EU Council)과 유럽연합 의회(European Parliament)가 추가적 새 농민 보호 조치를 도입·시행해야 할 압력에 부딪혔다.

어제인 2월 15일 목요일(벨기에 브뤼셀=현지시간), 유럽연합 회원국 소속 6개국을 대표하는 6개 농민 협회 및 조합들은 EU 정책 입안자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해오는 각종 수입 농산물 — 가장 대표적으로, 곡물류, 육류, 달걀, 설탕, 꿀 등 — 으로부터 EU 농민과 농축산물 시장을 더 강력하게 보호해 줄 법적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시위를 이어나가겠다고 공동 입장 성명을 발표했다.

♢ EU 농민들 제1 요구 사항 — 값싼 우크라이나 産 곡물과 농산물로부터 농민 생계와 시장 보호해라!

유럽 전역에서는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의 농민들을 위시로 2023년 연말부터 대대적이고 조직적인 농민 시위가 시작된 이래 EU 정치가들의 타협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시위 강도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우크라이나와 가까이 위치한 인근 농업국들 —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 로 까지 확산 일로에 있어 EU 관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농축산물 수출국들인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는 자국 농축산물 시장 및 농민 보호를 이유로 2023년 가을부터 EU 차원 수입 규제책을 철폐하고 국가 차원의 일방적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농축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강경 태세에 나선 바 있다.

최근인 1월 31일,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와 전쟁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경제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도 하에 모든 우크라이나산(産) 곡물 및 농축산물에 대한 EU 수입 관세 및 할당(쿼터) 제한 완전 면제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EU는 ‘자율 무역 조치(ATM)’로 명명된 이 조치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고려해 ‘필수적’ 조치이며 오는 2025년 6월까지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본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 수입 농축수산물에 대한 수입 관세와 물량 한정제 철폐 정책 즉, ‘우크라이나산 농축산물 수입 자율화’ 정책을 시작했다.

♢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EU의 곡창 — 러와 전쟁으로 곡물·농축산물 수출 쾌재

그 결과,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대 EU 수출 농축산물은 대폭 증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먹거리 시장에서 가장 민감한 품목으로 지목된 설탕 1,000%, 달걀 130%, 닭고기 50% 가 차례로 가장 많이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Eurostat, EU Commission, 2024년)

이에 유럽의 농민을 대표하는 6개 단체 — Copa, Cogeca, EU 가금류 도축가공 및 거래업자 조합, 설탕 제조업체 연합, 옥수수 생산업자 연합, 설탕무우 재배자 연합, 달걀/가금류/사냥육류 도매업 조합 등 — 의 주요 요구 사항은 곡물과 설탕 수입 제한 물량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기 허용치로 하향 조정해 달라는 내용이 주축을 이룬다.

현재 6대 EU 농민 단체의 그 같은 요구 사항은 EU 집행위원회와 EU 의회 산하 무역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치고 있으며, 오는 3월 7일에 이 자율 무역 조치 법안의 개정안 승인 합의를 거치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유럽 여러 나라의 농민들은 EU 정책가들이 만족할 만한 EU 농민보호 수정안을 내놓는데 진심이 아니라며 분노와 의심에 가득 차있는 분위기다.

폴란드의 농부들은 2월 9일 ‘30일 파업’에 돌입했다. 사태는 EU 전반으로 확산되며, 이번 주초인 2월 13일, 동유럽과 발틱권 국가들 — 체코공화국,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 의 농부들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집결하고 2월 20일 폴란드-우크라이나 사이 모든 국경 수비대를 트랙터로 봉쇄하는 시위를 벌이겠다고 결의했다.

EU의 강한 환경 규제 정책, 값싼 농축산물 수입, 농업용 디젤 연료 지원 단절 정책에 반발해 최근인 1월 29일부터 시위에 돌입한 프랑스 농민들은 프랑스 정부 측의 정책 양보와 새 원조 약속에도 불구하고 EU와 MERCOSUR(남미 공동경제협력 기구) 간 무역 협상에 대비 압력을 가하기 위해 시위를 재개할 태세인 것으로 추측된다.

올해 6월 6~9일 실시될 유럽 의회 선거를 앞둔 유럽연합의 고위급 관료들은 농민 시위가 자칫 농민들의 우익정당 지지와 극우세력의 선거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 곡물 및 농축산물 수입 정책에 대해 EU가 어떻게 유럽연합 블록 내 농민들의 회유할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