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IP는 다소 부진... 검증된 게임 후속작으로 활로 찾을까
넷마블이 근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한 시름 놨다.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자체 IP 발굴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넷마블은 작년 4분기 6649억원의 매출과 1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7분기만에 적자의 고리를 끊어냈다. 여기에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임으로 인해 4분기 매출 중 한국 매출 비중과 RPG 매출 비중이 각각 3%p 상승했다. 이에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동분기 넷마블의 전체 게임 매출 중 8%의 비중을 가져가며 주요 게임으로 자리매김 했다.
넷마블은 올해 다양한 신작들을 통해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상반기에만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레이븐2’,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등 4종의 게임을 새로 출시한다. 여기에 현재 얼리 억세스 단계인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역시 비슷한 시기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하반기에는 작년 지스타에 공개됐던 ‘데미스 리본’, ‘RF 온라인 넥스트’, ‘일곱개의 대죄: Origin’ 등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다만 어제(7일)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권영식 넷마블 대표이사는 “‘일곱개의 대죄: Origin’은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으나 콘텐츠 양이 방대해 출시가 지연될 수도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출시할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하겠다”고 밝히며 출시 지연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개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나혼자만 레벨업: Arise’(이하 나혼렙)다. 동명의 기반으로 제작된 해당 게임은 제작년 지스타에서 공개된 이후 단숨에 기대작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원작의 인기도 ‘나혼렙’의 흥행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혼렙’ 웹소설과 웹툰의 누적 조회수는 약 140억회를 웃돈다. 지난 1월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A-1픽쳐스가 빚어낸 ‘나혼렙’ 애니메이션이 방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권 대표는 “‘나혼렙’ 애니메이션 1기가 모두 출시되고 넷플릭스에서 모든 화를 감상할 수 있어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가장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4월에 맞춰 게임을 런칭할 예정”이라 밝혔다.
다만 넷마블이 올해 ‘나혼렙’, ‘일곱개의 대죄: Origin’, ‘아스달 연대기: 세개의 세력’등의 기대작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올릴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들이 모두 외부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이라는 것이 단점이다. 넷마블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꼽히고 있는 ‘오리지널 IP’ 부재가 회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셜 카지노 게임과 ‘세븐 나이츠 키우기’를 제외했을 때, 올해 넷마블의 매출을 책임진 주력 게임으로는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제2의나라: 크로스 월즈’,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이 꼽힌다. 이에 넷마블은 한 해 동안 막대한 지급수수료를 IP 홀더에게 지급했다. 영업비용에서 지급수수료가 차지한 비중은 39.2%에 총 액수는 9800억원에 이른다. 이에 오랜만에 흑자를 낸 작년 4분기에도 영업이익률은 2.7%에 그쳤다.
넷마블도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넷마블은 일종의 ‘멀티버스’ 성격을 띄는 ‘그랜드 크로스’ IP를 통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연계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 일환으로 작년 8월에 ‘그랜드 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을 출시했다.
다만 해당 게임이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의 자료에 따르면, ‘그랜드 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기록한 최고 매출 순위는 42위다. 10월 이후에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인기 순위에서도 8월 21일 27위를 기록한 이후 차트 밖으로 밀려나며 순위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 지난 달에는 메타버스월드 법인이 청산 되면서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프로젝트가 접히기도 했다. 같은 세계관 아래 빚어진 ‘데미스 리본’의 출시 후 추이를 지켜봐야 겠으나, 현재로써는 ‘그랜드 크로스’ IP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더해 자체적으로 개발중이던 배틀로얄 게임 ‘하이프스쿼드’도 9월 파이널 테스트 이후 출시가 취소됐다. 올해 정식 출시 예정인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역시 힘을 못쓰고 있다. 스팀 플랫폼 내 해당 게임의 최고 동시접속자수는 1천명대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조는 작년 2월달부터 이어져 왔다. 유저 평가도 ‘복합적’(61%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등 ‘대격변’ 수준의 패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분위기 반전이 어려워 보이는 실정이다.
이에 넷마블은 완전한 신규 IP보다는 검증이 완료된 자체 IP들을 다시 꺼내놓는 모양새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RF 온라인'의 후속작이다. 해당 게임은 출시 이후 동시접속자 수 15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넷마블이 아닌 CCR에서 제작된 게임이지만, 지난 2020년 넷마블이 해당 제작사와 IP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RF온라인’ IP를 활용한 개발 및 서비스는 물론, 파생상품 등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져가게 됐다.
‘레이븐2’도 있다. ‘레이븐2’는 지난 2015년 3월 출시 이후 40일 만에 일일 사용자 수(DAU) 100만 명 돌파, ‘2015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수상 등의 기록을 세운 액션 RPG ‘레이븐’의 후속작이다. 해당 게임은 넷마블의 자체 개발작으로, 지급 수수료 문제에서 자유롭다.
이 외에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가 특정한 저작권자가 없는 영국 신화인 아서왕 전설을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다.
해당 게임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넷마블의 영업이익률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