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결격요건에 불법행위도 포함되도록 금융위에 건의 예정
금융감독원이 전체 대부업자를 대상으로 대주주,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현황을 점검한다. 한 대부업자 대표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인지해 수사를 의뢰했는데 대표이사에 의한 자금유출, 사적유용 정황 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29일 금감원은 “민생침해 채권추심 방지를 위한 대부업자 특별점검” 과정에서 대부업자 A사 주식을 100% 소유한 대주주 겸 대표이사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인지해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대부업자 A사의 주식을 100% 소유한 대주주 겸 대표이사 B씨가 장기간에 걸쳐 회사자금 약 28억원을 대표이사 가지급금 명목으로 유출했다고 보고 있다.
B씨는 해당 자금을 본인 소유 해외법인 출자금, 가족 및 지인의 외제차 리스료 등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업무상 횡령)에 해당한다.
또한 금감원은 B씨가 A사로 하여금 B씨의 관계사인 C사에게 약 4억원의 대출을 취급하게 한 후, 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될 때까지 대출회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그 결과 A사가 C사로부터 대출을 상환받을 권리를 상실해 B씨가 A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는 형법 제356조(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A사와 같은 사례가 또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전체 대부업자를 대상으로 서면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면 점검 결과 특수관계인과의 거래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거나, 총자산 대비 특수관계인 거래 비중이 상당한 대부업자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통해 불법행위 여부를 엄중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업자 대주주의 불법행위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횡령·배임 등의 불법행위도 대주주 결격요건에 포함될 수 있도록 금융위에 대부업법 개정 등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생침해 채권추심 방지를 위한 대부업자 현장 특별점검”은 대통령 주재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대부업자 대상 특별점검이다. 10개 대부업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점검을 진행하며, 불법 채권추심 행위 여부 및 불합리한 영업관행 유무 등을 점검한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