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5' 양산 시작으로 PV7·PV1도 생산할 것
-공급자 아닌 이용자 중심의 맞춤형 차 공급할 것
‘모든 새로운 질문들은 우리를 새로운 높이로 올라가게 했다’
기아의 성장 동력을 집약한 짧은 영상으로 미디어 데이 발표가 시작됐다.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성장을 이어왔다는 영상이 끝나고, 송호성 기아 사장이 당당한 발걸음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자신감 넘치는 송 사장의 모습에서 미래 핵심사업에 대한 확신이 보였고, 발표가 끝날 무렵 송 사장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5년만에 CES에 귀환한 기아는 단단해져 있었고, 미래를 위한 철저한 준비도 마친 상태였다.
[라스베이거스=박시하 기자] 기아는 CES 2024 미디어 데이를 열고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All Set for Every Inspiration)’을 주제로 미래 핵심사업을 제시했다.
8일(현지시간) 기아는 미래 핵심사업으로 차별화된 PBV(차량을 넘어선 플랫폼 ; Platform Beyond Vehicle)를 선보이고, 고객 중심의 PBV로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아, 차별화된 PBV로 모빌리티 시장 선도할 것
“기아는 2021년 브랜드 리런칭 이후 획기적인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2021년 브랜드 리런칭 이후 전동화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많은 인기를 끌어온 EV6를 시작으로 대형 전기 SUV EV9은 2024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에 선정됐다. 또, EV5, EV4, EV3등 다양한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2045년 전 밸류체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그 중 대표적으로 ‘The Ocean Clean up’과 7년째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기아는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재활용한 플라스틱 일부를 기아에서 출시하는 차량에 사용하는 등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나아가기 위해 재정의한 PBV를 본격화한다”
기아는 오는 2025년부터 PBV 차량을 대량으로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PBV는 원래 PBV(Purpose Built Vehicle)로 목적기반형 차량을 일컫지만, 기아는 PBV를 재정의했다. 기아의 PBV는 ‘Platform Beyond Vehicle’로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을 뜻한다. 자유로움과 유연성을 갖춘 맞춤형 설계로 새로운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 제공은 물론, 혁신적인 공간 활용을 통한 효율적인 차량 내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아의 PBV 최초 모델은 최첨단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중형 PBV ‘PV5’로, 오는 2025년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송 사장은 발표에서 글로벌 PBV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강조했다. 차량 호출, 배달, 유틸리티 등의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라이프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컨버전 기능을 탑재하고, SDV와 경로, 정보 등 외부 데이터 간 연결성을 강화해 여러 대의 차량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PV5를 시작으로 PV7과 PV1도 출시해 대형 물류 회사나 모빌리티 기업, 개인 사용자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B2B 고객부터 B2C 고객까지 다양한 사용자들이 기아의 PBV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많은 LCV 사업자들이 공급자 중심으로 차량을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 중심의 맞춤형 PBV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즉, PBV를 완전하게 개인의 기호와 목적에 따라 맞춤 제작하는 ‘비스포크 모빌리티 솔루션(Bespoke Mobility Solution)’ 형태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단계별 로드맵을 통해 기아 PBV는 자율주행, 미래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에너지 그리드 등의 미래 기술과 현대차그룹의 SDV 전략과 연계한 PBV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기아의 비전은 ‘Platform Beyond Vehicle’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은 “PBV는 머지않아 모빌리티의 세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며, 많은 사람들은 PBV가 모빌리티의 표준이 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기아는 일하고 이동하는 방식, 나아가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모든 영감을 받아들이고 실행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 PV5 컨셉트 모델, 단순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에 카메라 세례 쏟아져
이날 미디어 데이에서는 중형 PBV ‘PV5’ 컨셉트 모델이 등장에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한 몸에 받았다. 공개된 PV5는 그야말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카림 하비브 부사장은 PV5가 베이직, 하이 루프, 로보택시, 그리고 픽업 등 같은 골격을 기반으로 필요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하이 루프 모델은 헤드룸 공간을 최대화해 짐칸에서 운전자가 선 상태로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PV5-R은 모셔널과 함께 개발한 로보택시 모델로, 미래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카림 하비브 기아 부사장은 “기아가 선사할 PBV 경험은 차량의 물리적 경계를 넘어 고객의 삶과 필요에 맞춰 확장될 것”이라며, “기아 PBV는 고객들의 일상을 보다 효율적으로 즐겁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비즈니스 및 라이프스타일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아는 PBV 상품기획이나 개발 단계부터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고객 참여형 차량 개발'을 신규 도입해 고객 중심 제조 혁신에 나선다. 고객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PBV 전용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차량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PBV 전기차 전용공장 ‘이보 플랜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자동차 생산방식은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중간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를 중단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또, 전체 부품 중 일부만 생산할 수 없어서 공피치로 라인을 가동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기아는 컨베이어 시스템과 셀 생산방식이 접목된 혁신적 생산체계를 갖춰 PBV 본격 양산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아의 또다른 혁신은 ‘이지스왑’ 기술에 있다. 이지스왑은 소비자의 스타일에 맞게 라이프 모듈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통적인 볼트 체결 방식이 아니라 마그네틱 체결과 기계적 체결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유닛을 통해 원하는 비즈니스 형태에 따라 차체에 변화를 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기아 PBV의 다품종 소량생산 생산체계를 이끌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기술도 눈에 띈다. 이는 고객의 다양한 요규에 맞춰 차체 크기가 높이 등을 기호에 맞게 조정할 수 있게 되는 기술이다. 기아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외 유명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 할 것이라고 알렸다.
현재 기아는 PBV 사업을 통해 각 영역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PBV에 특화된 ‘Kia PBV Partners Day’를 도입하고, 다양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프로세스를 최초로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아는 PBV를 통한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력한다고 전했다. 우버, 쿠팡, CJ 대한통운,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PBV 전용 사업 체계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 =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