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로 인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부동산PF에 대한 부실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행사가 자금조달에 실패해 PF 대출을 갚지 못하면 보증 증권사가 대신 돈을 변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에서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강조하고 있어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브릿지론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총액은 42조2218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2조201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한국투자증권이 5조8995억원으로 가장 컸고 이어 KB증권(4조8796억원), 메리츠증권(4조8153억원), 신한투자증권(3조6492억원), 하나증권(3조2428억원) 이 뒤를 이었다.
채무보증액 상위 10개사 중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NH투자증권으로 지난해말 채무보증액이 1조9663억원에서 이달 6월 2조6056억원으로 32.51% 증가했다.
한편 태영건설의 올해 3분기 말 장기차입금 총액은 1조4942억원이며 단기차입금 총액은 6608억원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경우 KB증권은 태영건설에 412억원의 대출을 제공해 가장 금액이 컸다. 하나증권 300억원, 현대차증권 28억원, 미래에셋증권 23억원 등의 단기차입금을 각각 대출했다.
이예리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증권사의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개발 사업장 익스포져 중 초대형사의 익스포져가 69%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증권사 전체 부동산 익스포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PF 유동화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우려가 존재한다"며 "증권사 우발부채의 상당부분이 PF ABCP로 구성되어있는 점을 고려 시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위험과 PF유동화증권 차환실패에 따른 우발부채 현실화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