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대체할 차 없어 다시 판매 촉구
-지자체, 차령 초과운행 규정 유연하게 적용해야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택시 모델이 단종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차량이 없어 택시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현대차의 아반떼도 중형택시로 등록할 수 있게됐지만, 연비나 실내공간 등을 고려했을 때 쏘나타를 대체할 수 없다며 재판매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서 제네시스 ‘G80’ 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A씨는 “현재 택시로 쓸 수 있는 차량은 스포티지, 그랜저, K8 밖에 없고, 가격은 쏘나타와 비교했을 때 600~7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차가 크다고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차가 작다고 불편한 것도 아닌데 큰 차를 운행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큰 차를 운행할 경우 차량 가격도 비싸고, 연료비도 비싸고, 부품비도 더 들 뿐만 아니라 바퀴 하나만 하더라도 훨씬 비싸다”면서, “그랜저나 K8의 배기량이 3500cc인데 엔진이라도 3000cc로 만들어서 택시로 내보내던지하지, 서민들이 벌어먹고 사는 일에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쏘나타 택시는 저렴한 차량 가격과 연료비 등으로 택시 업계에서 ‘가성비 모델’, ‘국민 택시’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7월 현대차가 쏘나타 택시의 단종을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대체할 수 있는 차량이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쏘나타 택시가 단종된지 약 5개월이 지났고, 아반떼 등을 중형택시로 등록할 수 있게 됐지만 업계는 쏘나타 택시 재판매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본지가 택시 기사들이 활동하는 여러 커뮤니티에 ‘신차 구입시 어떤 차량을 구입해냐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자, 내년에 쏘나타를 구입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그랜저나 K8은 차량 가격을 회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무리해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나 겨울철 전비 때문에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개인택시 운전자 B씨는 “전기차를 구입했지만 충전 인프라 때문에 2년만에 팔았다는 사람도 있고, 어쩔 수 없이 그랜저로 바꿨지만 연료비가 쏘나타의 1.5배인데다가 차가 길어서 골목길을 드나들 때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다”면서, “이런 말이 돌아서그런지 나처럼 쏘나타 택시가 나올 때까지 최대한 버텨보겠다는 기사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에 대리점에서 쏘나타 택시가 3~4월 경에 출시된다는 문자를 받고 통화했는데, 대리점 직원이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막상 출시가 되더라도 차를 받기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다”면서, “4월까지만 출시되도 초과운행 차령을 넘기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동시에 생계형 차종을 단종시킨 현대차가 괘씸한 생각도 든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시 등에서는 쏘나타 택시 단종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을 막기 위해 차령 초과운행 규정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는 기본차령을 적용하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한 경우, 지자체의 조례로 차령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 택시정책과 관계자는 “여객운수사업법에 보면 차량의 출고 지연이나 기타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에는 차량 초과운행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면서,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쏘나타 택시 단종을 이 조항에 부합하는 경우로 판단해서 차량 초과운행을 6개월 허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자치구나 택시 조합에 공문을 보내드린 내용에 따르면 정상화 될 때까지 초과운행을 허용하는 거으로 되어있다”면서, “지금 현재는 대체 차량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돌파구가 마련되거나 대체 차종이 출시될 때까지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 관계자는 “쏘나타 택시 단종 때문에 6개월 초과운행이 가능해진 상황”이라면서, “단종 이후에 택시 구매 같은 경우 일단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있고, 지금 신차를 구입해서 차를 바꾸시는 분들은 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최근 중국에서 생산한 쏘나타 택시를 수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택시 수입은 내년에 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규모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모델은 DN8 페이스 리프트 중국 현지형 모델로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