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다"
- 정의선 "아픔을 공감하고 희망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
- 기부금 이외에도 임직원 참여 사회봉사 프로그램 가동 '훈훈한 연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이끄는 주요 그룹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통큰 연말 이웃돕기 성금을 쾌척했다.
이들 대기업의 성금은 1200억원이 넘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 악화에도 500억원 성금을 유지했고 현대차그룹은 작년 보다 100억원을 늘려 350억원을 기부했다.
또한 이들 기업은 기부는 물론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이 연말 이웃돕기 성금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2024나눔캠페인'에 기부한 금액은 4대 그룹 1090억원을 포함 총 1200억원을 넘는다.
가장 먼저 삼성그룹은 지난 1일 성금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말 이웃사랑성금을 전달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에스원 등 23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삼성은 199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말 이웃사랑 성금을 25년간 지속적으로 기탁하고 있다. 삼성이 올해까지 기탁한 누적 성금은 8200억원에 이른다.
삼성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해마다 100억원씩 기부해오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200억원 ▲2011년 300억원 ▲2012년부터 500억원 등 25년간 금액을 늘려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번 성금 전달식에서 삼성의 노력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는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3월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에서 사회공헌 활동 관련 직원들과 만나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며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350억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실적 호조에 따라 대기업 중 유일하게 성금 규모를 지난해보다 100억원 늘렸다.
현대차그룹은 2003년부터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까지 누적 성금은 총 3940억원에 달한다.
정의선 회장은 성금 전달식에 참석해 "장기간의 팬데믹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많은 분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희망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에 보답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자 올해도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 11일 이웃사랑 성금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다.
SK그룹은 1999년 이후 해마다 이웃사랑 성금을 기부해왔다. SK그룹의 올해까지 누적 기부액은 2345억원으로 집계됐다.
LG는 지난 15일 연말 이웃사랑성금 120억원을 전달했다. 작년과 동일한 금액이다.
LG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약 2300억원의 이웃사랑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오고 있다. 기탁된 성금은 청소년 교육사업, 사회취약계층의 기초생계 지원 및 주거, 교육환경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하범종 LG 사장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과 용기를 갖고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LG가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지속해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부터 탄소 제로 실천 의미를 담아 성금 전달식에 일회용 플라스틱 패널 대신 LG전자의 이동식스크린 '스탠바이미'를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GS, 두산, HD현대, CJ, 효성 등 그룹이 연말 성금을 기부했다.
GS그룹은 연말 이웃사랑 성금으로 40억원을 기부했다. 두산, CJ, HD현대는 각각 성금 20억원을 기탁했다.
효성은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5개 회사가 함께 모은 10억원을 기부했다.
한편, 주요 대기업은 기부는 물론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펼쳐 연말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1월 15일부터 연말까지 5주간 내년 기부할 CSR 프로그램을 미리 약정하는 '기부페어'를 실시했다.
기부페어는 임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에서 기부하고 싶은 CSR 프로그램을 정하고 원하는 기부액을 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정한 기부액은 매월 급여에서 자동 기부된다. 회사는 임직원 약정 금액에 1대 1로 매칭해 기부금을 출연한다.
금전 후원 외에 임직원들은 원하는 CSR 프로그램을 통해 수혜자에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진로 상담 등 멘토링을 제공하는 재능 기부 신청도 할 수 있다.
SK는 지난 14일 SK가 만든 사회적기업 '행복나래'에서 'SK 행복나눔김장'을 전달했다. 사회적기업 3개사가 만든 김장 2만5000포기를 구매해 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를 통해 전국 600개 사회복지기관과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은 연말을 맞아 사업장 주변 이웃을 대상으로 김장, 연탄, 생필품, 장학금, 기부금 등을 지원했다. 또, LG유플러스는 협력사와 함께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한 식료품 등을 담은 ‘사랑의 꾸러미’를 제작해 전달했다.
LG전자 임직원들은 양말 제작 과정 중 버려지는 천을 이용해 직접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만들어 전국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선물하는 '나부터 산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기부하면 회사에서도 동일한 금액을 지원해 총 1000명의 보육원 아동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LG이노텍 임직원은 온라인 기부 캠페인인 '이노드림펀딩'을 통해 임직원들이 후원금을 기부했다.
LG는 LG전자 4개 자회사 임직원 70여명이 지난달 22일 서울 소재 복지관 3곳을 방문해 배식, 설거지, 도시락 배달 등 무료 급식 봉사와 김치 기부 및 배달 나눔 봉사를 펼쳤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