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석 사장, 노조 창립 후 5년 연속으로 무분규 이끌어내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임원인사에서 브라이언 라토프 부사장과 이동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라토프 사장은 글로벌 차량 안전 전문가로 지난 2019년 현대차 북미 법인에 합류한 이후 품질력 및 안전성 강화를 위해 힘써왔다. 이동석 사장은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로 노조 창립 이후 첫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내 안정적인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1일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이번 하반기에 잠재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한 인사를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가 품질, 안전, 노조 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려해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 라토프 사장과 이동석 사장의 승진에서 성과 중심의 인사 기조를 엿볼 수 있다고도 전해진다.
■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 글로벌 차량 안전 전문가로 인정받아
현대차그룹은 브라이언 라토프(Brian Latouf)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Global Chief Safety & Quality Officer, GCSQO)로 임명했다. 라토프 사장은 지난 2019년 현대차 북미법인에 합류하기 전까지 27년간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에서 차량 안전 전문가로 근무했다. 또, 당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GM의 내부 안전 체계를 재편했던 글로벌 차량 안전 전문가로 불린다.
라토프 사장이 현대차 북미법인에 합류할 때 GM은 불경쟁 합의(Non-Compete Agreements)를 위반했다는 것을 이유로 현대차 북미법인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GM은 라토프 사장이 GM의 차량 안전기술, 자율주행 관련 기술, 그리고 전기차 기술 등과 관련된 내부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기밀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1년 양사간의 합의로 소송은 마무리됐으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소송이 오히려 라토프 사장의 역량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라토프 사장은 현대차 북미법인에서 안전을 핵심가치로 강조하며 해당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냈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시간주에 안전성 평가 연구소(Safety Laboratory)를 설립하고, 안전 및 품질 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넥쏘를 제외하고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후방 탑승자 경고(Rear-Occupant Alert) 도어 시스템을 기본사양으로 적용해 어린이의 자동차 사망률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라토프 사장 임명으로 현대차그룹의 ‘품질 최우선’의 경영철학과 비전 수립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는 라토프 사장이 현대차의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로서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모든 단계에서는 품질 관리 정책을 총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운 품질 철학이 신속하게 전파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담당 조직인 GSQO(Global Safety & Quality Office) 산하로 두는 조직 개편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 이동석 사장, 노조 창립 이후 최초로 5년 연속 무분규 달성해
이동석 사장은 노조 창립 이후 최초로 5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내는 기록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강성 노조라고 알려진 현대차 노조가 사측과 5년 연속으로 합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합의 조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현대차의 생산 규모와 연계된 업체들을 고려했을 때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 역시 이동석 사장이 회사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판단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교섭을 진행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역대 국내 최대 생산실적을 달성하는 등 생산과 노무관리 두 영역에서 모두 성과를 창출해 성과 중심의 인사 기조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만큼 안정적인 생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상황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동석 사장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는 2025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의 달성과 더불어 20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리더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에 과감한 투자 및 인사를 지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