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장성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 대폭 개편...올해 수익성·건전성 확보 이끌어 

DGB생명보험이 계묘년 날개를 달았다.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저축성보험 위주 판매 전략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다. 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약도 추진한다. DGB생명은 2024년 성장 전략으로 시니어 보험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DGB생명 성적표에는 먹구름이 꼈다. 순이익 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놓쳤다. 같은 기간 RBC(전 지급 여력) 비율은 119%로 전년 대비 104.6%p 하락했다.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밑돌며, 생보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익성·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DGB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익은 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7.1% 급증했다.

새 제도와 함께 도입된 K-ICS(새 지급 여력 제도)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288.8%를 기록했다. 권고치를 훌쩍 넘는 수치다. K-ICS는 RBC를 대체한 보험사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지급 여력 지표다. 기존 지표와 달리 부채를 시가 평가하며 리스크 측정도 고도화됐다.

DGB생명이 계묘년 승승장구 궤도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IFRS17(새 회계제도)에 대비한 투트랙 전략과 자본확충에 총력을 기울인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

DGB생명은 과거 주력했던 저축성보험을 접어두고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에 집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저축성보험은 IFRS17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CSM(보험계약서비스 마진)을 확보하기에 불리하고, 부채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수익성 높은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DGB생명은 올해 1월 보장성보험인 ‘당당한 인생 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출시 이후 약 4개월간 1만 건 정도 판매됐으며 신계약 CSM은 404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기세에 상반기 보장성보험 월납 초회보험료는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올랐다.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1923억원, 저축성보험은 541억원이다.

DGB생명 관계자는 “올해 1월 보장성보험 상품을 신규 개발해 균형 잡힌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보장성 판매 활성화에 기여한 종신보험을 보완한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더욱 견조한 수익구조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액보험도 파죽지세다. 6월말 기준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174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1% 상승했다. 또 DGB생명의 변액보험 펀드는 3년 연속 수익률 업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11월 말 기준 3년 수익률은 9.70%로 전체 평균인 2.14%와 비교해 7.56%p 더 높다.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본확충에도 힘썼다. DGB금융지주 지원 아래 지난해 2770억원, 3월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갑진년에는 고령층 공략으로 성장 도모..."은퇴, 노후를 위한 시니어 토탈 케어 집중"

올해 잡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확대하고자 내년 수익성 확보 전략도 세웠다. 고령층을 타깃으로 시니어 토탈케어에 나선다.

시니어 보험시장은 생보사 미래 먹거리로 지목된다. 근본적인 원인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보사의 저성장 가속화로 계약자 신규 유입이 줄어들면서 생보사 저성장은 손해보험사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5.4% 감소한 125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125조4000억원으의로 전년 대비 4.4%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연구원 김석영 연구원은 “생명·손해보험 개인성보험의 보험료 추이를 보면 모두 2013년을 기점으로 성장성이 크게 둔화하는 현상이 발견된다”라며 “이는 전통적인 보험료 납입 주체인 젊은 층이 감소하는 가운데 새로운 경제주체로 등장하는 고령층의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향후 인구 절반을 차지하게 될 고령층은 주 고객으로 떠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35년 1523만명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도 큰 폭 상승하는 추세다. 2035년 709만명으로 47%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배경에 시니어 산업 전망도 밝다. 한국무엽협회는 국내 시니어 산업 시장 규모가 2020년 72조원 2030년 16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고령 니즈에 맞춘 영업 전략을 세우며 치매·간병·종신보험 신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9월 삼성생명은 ’삼성 고품격 인생보장보험‘을 한화생명은 ’웰다잉 종신보험‘을 출시했고, 앞서 6월에는 교보생명이 ’교보돌봄·간병보험(무배당)을 개발했다.

모두 유병자·고령층의 가입 장벽을 완화하고, 기존 보장과 특약을 강화하거나 신규 특약 등을 추가해 고령 가입자의 혜택과 선택 범위를 늘렸다.

김 연구원은 “기대 수명은 증가하는 반면, 건강 수명의 증가는 이에 미치지 못해 향후 노인건강 관리와 요양 등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험회사는 부수 업무 및 자회사 형태의 신사업을 통해 고령화와 신노년층 등장에 따른 새로운 수요 변화에 대응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DGB생명 관계자는 “내년부터 은퇴, 노후를 위한 시니어 토탈 케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치매, 간병 등 고연령 고객 건강 보험 특화를 추진하고, 주력 GA와 연계한 맞춤형 암보험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