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당국 권고치인 13%를 하회하는 수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로 양적 성장 노리고 있어
손실흡수능력이 악화될 가능성 커
"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 관리 강화할 것"
우리금융의 손실 흡수능력이 타 금융지주 대비 뒤처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기대하기엔 다소 무리인 상황이다.
한편, 비금융 강화를 위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 사실을 공식화한 가운데, 우리금융의 손실 흡수능력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내 은행 의존도가 낮아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봐야할 부분"이라면서도 "위기 상황 시 우리금융의 대처 여력이 떨어질 수 있기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농협) 중 3분기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가장 낮은 곳은 12.1%를 기록한 우리금융이었다. 이는 전년 말보다 0.1%포인트(p) 오른 수치로 당국이 권고한 13%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가장 높은 CET1 수치를 보인 곳은 13.7%로 집계된 KB금융이다. KB금융의 3분기 CET1은 전년 말 대비 0.46%p 올랐다. 이어 농협금융(13.03%), 신한금융(12.9%), 하나금융(12.7%) 순이다.
CET1은 금융사의 손실 흡수능력을 보여주는 경제지표로 배당의 기준점이기도 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선 10.5%를 권고치로 내놓고 있지만 국내 금융당국은 13%를 유지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위기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우리금융은 최근 공격적인 확장 의지를 천명한 상태다. 지난 10월 27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김건호 우리금융 미래사업추진부문 상무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우리금융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4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 6617억원 대비 2234억원(8.4%p) 감소했다.
그러나 상상인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을 한 바 있어 시너지효과만 기대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상인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248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인수 성공 시 상상인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을 떠안아야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2조 7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역시 1조 3639억원을 기록해 우리금융은 도합 4조 1477억원 규모의 위험가중자산을 안고 가야 한다.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면 CET1 비율 역시 악화할 수밖에 없다. 상상인저축은행을 끌어안을 시 CET1 수치가 11%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현재 시급한 증권사 및 보험사 인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공격적인 대출 영업으로 그룹 내 위험가중자산이 7조 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했을 시 CET1이 소폭 하락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등 다양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통해 양적 성장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손실 흡수능력 약화를 최소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