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위해 저축은행 인수 추진
영업망 확대 기대...다만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져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대 반, 걱정 반인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로 영업구역을 충청권에서 수도권으로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다만 저축은행 업황이 안 좋은 상황이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우리금융의 건전성 지표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4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이 2조2892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93.9%로, 주요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하나 92.9% ▲농협 78.5% ▲신한 65.3% ▲KB국민 65.3%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그룹과 다르게 계열사 중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어서, 은행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높은 은행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저축은행 인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3·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영업구역 확대를 위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 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영업기반은 충청권으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며 영업권을 수도권으로도 넓힐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경영 환경 악화로 저축은행 매물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이 우리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인수로 우리금융의 자산건전성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저축은행을 최우선 인수 대상으로 결정하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 업계가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순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임종룡 회장 취임 후 강한 의지를 드러내던 증권사 인수는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에 대한 우선순위는 변동이 없다"며 "M&A 시장에 매물이 나오는데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조건에 부합하는 증권사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어서 저축은행 인수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