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게이머들에게 선물 같은 해였다. 국내외와 플랫폼을 막론하고 다양한 게임들이 활약하며 게이머들의 밤잠을 뺏어갔다. 2023년이 2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녹색경제신문에서 한 해를 돌아보며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임들과 좋은 성과를 보인 게임사들을 선정했다. 언젠간 이 시상식이 나름의 권위를 갖출 그날까지 게임에 대한 애정을 품고 열심히 달려나가겠다.
올해의 게임
캡콤 '바이오하자드: RE4'
이지웅 기자: 액션과 호러가 기가 막힌 비율로 조합돼 있다. 패링 시스템과 맨 몸 액션등을 통해 손 맛을 제대로 살렸다. 더불어 밸런스가 훌륭한 다양한 무기들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재미가 출중하다. 호러의 맛도 충실하게 살렸다. 공포스럽게 디자인 된 크리쳐들이 해당 게임의 뿌리가 공포 게임임을 상기시켜준다. 여기에 더해 레헤나라도르와 같은 특수 크리쳐는 등장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애슐리를 조작하는 파트 역시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끔 한다.
이외에도 ‘바이오하자드: RE4’는 간단하면서도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스토리, 수려한 그래픽, 파고들기 요소 등 ‘재밌는 게임’으로서 갖추고 있어야 할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젤다: 왕국의 눈물’, ‘발더스 게이트’ 등 훌륭한 게임이 많이 나온 한 해이지만, ‘바이오하자드: RE4’가 게임으로써 가장 원초적인 재미를 가져다 줬기에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했다.
박금재 기자: 호러라는 장르적 특수성을 극복한 좋은 예다. 대세인 오픈월드 맵디자인을 차용하지 않으면서도 선형적 구조 안에서 무기, 클리어 타임 등 파고들 요소를 강화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같은 구조이면서도 액션 요소를 강조한 '갓오브워'보다도 전투의 재미가 훨씬 좋았다.
올해의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이지웅 기자: '승리의 여신: 니케'는 블루 아카이브'에 이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하는 국산 서브컬처 게임이 됐다. 일본은 물론이고, 북미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특히 '덕심'을 제대로 공략한 컬래버들이 게임의 생명력을 이어나가게 한 주요 원인이 된 듯하다. 지난 9월 플래티넘 게임즈 '니어: 오토마타'와의 협업은 컬래버 대상 선정부터 기가 막혔다. '승리의 여신: 니케'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듯 하다.
계속해서 유저들의 니즈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는 운영이 이어진다면, 장수 게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듯 하다.
박금재 기자: "우리나라에선 MMORPG 아니면 안 된다"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부쉈다.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무소과금 유저들에게도 플레이에 큰 불편함을 주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올해의 라이브 게임
로스트아크
이지웅 기자: 로스트아크에게는 굴곡이 많은 한 해였다. '중국몽' 논란이 눈더미처럼 불어나며 경쟁작인 '검은사막'에 유저를 뺏기는 홍역을 치르며 아픈 여름을 보냈다. 이에 다소 기세가 꺾일 뻔 했으나, 게임 안팎으로 고군분투 한 스마일게이트가 다시 게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바깥에서는 금강선 총괄 디렉터가 유저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며 민심을 수습했고, 안쪽에서는 오랜 시간 유저들이 기다려오던 '카멘' 레이드를 업데이트하며 게임의 위상을 원상복구 시켰다.
운영에 의해 게임의 흐름이 크게 좌지우지 되는 라이브 게임 특성상, 앞으로도 꾸준한 굴곡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과 같이 유저를 1순위에 두는 행보를 보인다면, 앞으로 닥칠 어려움들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스트아크'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장수 MMORPG가 될 날을 바라본다.
박금재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친유저 정책을 고수하며 우리나라 대표 MMORPG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5년 동안 쌓아온 IP의 경쟁력을 통해 모바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로스트아크의 행보를 응원하고 싶다.
올해의 게임사 (해외)
라리안 스튜디오
이지웅 기자: 라리안 스튜디오는 올해 '발더스 게이트3'를 정식 출시하며 '장인 정신'이 무엇인지 게이머들에게 확실히 보여줬다. 막대한 텍스트 량과 선택지를 통해 게이머들이 '발더스 게이트3' 세상 속을 직접 모험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스벤 빈케 라리안 스튜디오 CEO가 해당 장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이 이러한 방대한 세계를 제작할 수 있게끔 한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DLC를 빙자한 '게임 쪼개팔기'를 비롯한 지나친 상술이 게임 시장을 좀먹고 있는 현 시점에, 게이머들이 사랑했던 게임의 모습이 무엇이였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다는 점에서 '라리안 스튜디오'를 올해의 해외 게임사로 선정했다.
박금재 기자: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시리즈에서 한 해를 뒤흔든 작품이 나왔다. 정식 한글화가 됐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발더스 게이트 붐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본다.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과 시장을 양분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성과다.
올해의 게임사 (국내)
넥슨
이지웅 기자: 넥슨에게 올해는 자사에 대한 게이머들의 인식을 상당 부분 되돌려놓는데 성공한 한 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일전에도 넥슨은 우리나라의 거대 게임 기업들이 쉽게 시도하지 않는 분야에 발을 들인 바 있다. 다만 그 성과가 미비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올해는 달랐다. '데이브 더 다이버'가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업계에 돌풍을 몰고 온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더불어 넥슨게임즈에서 제작한 '퍼스트 디센던트'와 엠바크 스튜디오의 '더 파이널스'가 글로벌 유저들에게 호응을 받으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FC 온라인'과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기존의 라이브 게임도 계속해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조가 계속된다면 추후 보다 폭 넓은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는 게임사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박금재 기자: 짧은 시간 안에 회사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꿨다. 오래된 라이브 게임의 운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2023년의 성과도 대단했지만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게임사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