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만 나홀로 순이익 성장할 가능성 높아
NIM 개선, 비은행 경쟁력 강화 등 원인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도 실적 가르는 요인"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달비용이 늘어 은행의 가장 큰 수입원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데다 비은행 자회사의 부진이 예상된 탓이다.
이 중 KB금융만 순이익이 성장을 기록해 리딩뱅크 자리를 굳건히 수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이익뿐만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역시 금융지주사 실적을 가르는 데 큰 요소 중 하나"라며 "KB금융의 비은행 경쟁력은 현재 업계에서 독보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4조 3179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조 8876억원 대비 5697억원 줄어든 성적이다. 감소폭도 지난 2020년 하반기 이래 가장 큰 수준이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3분기 1조 3452억원을 기록해 1위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신한금융 1조 1968억원, 하나금융 9367억원, 우리금융 8392억원 순이다.
KB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사들의 순이익은 1년 새 둔화됐다. KB금융은 1년 전 1조 271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올해 739억원의 이익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1조 5946억원에서 1조 1968억원으로 3978억원 가량 하락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1조 1219억원에서 9367억원으로 1852억원 하락이 예측되며, 우리금융은 8998억원에서 8392억원으로 606억원 하락할 전망이다.
KB금융이 나홀로 이익 성장을 기록한 데에는 KB국민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규모가 크게 불어나면서 조달비용이 낮아져 NIM이 1bp(0.01%)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9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약 146조원으로 타은행보다 40조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한, 비은행 자회사인 KB손해보험이 새 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한 효과가 나오고 있고 상반기 선제적으로 거액의 충당금을 적립해 하반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피해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하반기 중 1000억원 내외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이 예정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수료 이익이 양호하고 IFRS17 적용에 따른 보험부문 이익기여가 확대될 것"이라며 "또 전년 동기 자산가치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라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에는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한증권이 젠투파트너스·라임국내펀드 관련 고객과 사적 화해를 결정하면서 발생한 1000억원 등 비경상 비용과 희망퇴직 비용 800억원가량이 여기에 계상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희망퇴직 비용과 예상을 뛰어넘을 추가 충당금 영향을 감안해 컨센서스 대비 5% 하회할 전망"이라며 "은행 희망퇴직 비용은 790억 원 정도 반영됐으며 신한투자증권의 젠투 판매 상품에 대한 사적화해 관련 비용도 감안한 결과”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실적 하회 전망에 대해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NIM은 선제적 수신 확보로 인한 조달비용 급증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연체이자 회수가 반영돼 2bp 하락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금융의 은행 NIM은 3bp 하락이 예상되는데, 이란 동결 자금 출금으로 저원가성 핵심예금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정기예금 조달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