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 경쟁 ‘후끈’ … 대형제약사부터 바이오벤처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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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 경쟁 ‘후끈’ … 대형제약사부터 바이오벤처까지 가세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10.18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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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베르시포로신’ FDA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미・종근당, 글로벌 임상2상 중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BBT-877' 역량 집중… 스파크바이오파마・나이벡 속속 진출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과도하게 생성된 섬유 조직으로 인해 폐가 서서히 굳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하는 폐질환이다. 환자의 기대수명이 3~5년 정도이고, 특히 5년 이상 생존율이 30%에 못 미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희귀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급속한 노령화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후유증의 급증 등으로 이 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13명에서 20명이 특발성 폐섬유증을 앓고 있으며, 국내 환자 수도 2021년 기준 약 1만 8,000여 명에 이른다. 치료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와 로슈의 ‘에스브리엣’이 있다. 전 세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매년 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에는 약 61억 달러(약 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등 대형 제약회사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 바이오벤처기업 등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신약시장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중인 세계 최초 PRS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으로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데 이어 2022년 7월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FDA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또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치료제로 개발 중인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글루카곤과 GLP-1,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 바이오신약으로 글루카곤이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5월 미국흉부학회 국제콘퍼런스 ATS 2023에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생검으로 확인된 비알코올성지방간염 및 간 섬유화 환자를 대상으로 후기 임상 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자가면역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CKD-506’이 특발성 폐섬유증에도 효과가 보인다는 걸 발견, 해당 물질로 유럽 5개 국가에서 임상 2상 중이다. CKD-506은 HDAC6(히스톤디아세틸라제6) 저해제로, 염증을 줄이고 면역을 억제하는 T세포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한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좀 더 시장 가능성이 높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BBT-877'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BBT-207'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BBT-877은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로써 ‘계열 내 최초’ 약물로 개발되고 있다. 오토택신은 특발성 폐섬유증 등 다양한 섬유화 질환에 관여하는 신규 표적 단백질이다. 개발 속도가 가장 앞선 후보물질인 BBT-877은 지난 4월 호주에서 임상 2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바이오니아의 자회사인 써나젠테라퓨틱스는 지난달 특발성 폐섬유증을 적응증으로 한 SRN-001 임상 1상에서 1단계 첫 투여를 완료했다. SRN-001은 섬유화를 유발하는 mRNA를 분해해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병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치료제다. 호주에서 연말까지 임상 1a상 4단계 투여를 마치고,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에 반복투여 임상 1상(1b) 및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 2상(2a)을 신청할 계획이다.

플랫폼 기반 혁신신약 개발기업 스파크바이오파마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섬유화 질환 치료물질 ‘SBP-401’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SBP-401은 타깃 분자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염증 반응과 폐섬유아세포의 섬유화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혁신 신약 후보 물질이다. 2023년 2차 국가신약개발사업 신약 임상 1상 단계 지원과제로 선정됐다

나이벡은 지난 1월 폐섬유증 치료제 ‘NP-201’ 글로벌 임상 1상 투약을 완료해 인체 안전성 입증에 성공했다. NP-201은 폐 섬유화의 원인인 콜라겐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질병의 진행을 멈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섬유증이 발생한 폐 조직을 정상 조직과 유사한 형태로 회복시키는 차별화된 기전의 새로운 치료제다.

CG인바이츠는 지난달 자회사 마카온이 개발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아이발티노스타트'의 임상 1상 시험을 마쳤다. 이번 임상시험 종료에 따라 데이터 결과를 담은 임상시험결과 보고서를 위한 각 용량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인데 이를 통해 최적의 임상 2상 투약 용량을 선정할 계획이다.

와이디생명과학은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3 IPF 서밋'에서 사피엔스바이오와 공동 연구 중인 신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의 주요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이 회사의 후보물질 ‘YDC105’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주요 증상 중 염증 반응과 섬유화에 효능을 보여 아직 전 임상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NXC680’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NXC680은 폐 섬유화의 원인인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고, 염증 반응을 차단하는 저분자 합성신약이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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