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네오위즈 ‘P의 거짓’, ‘소울라이크’ 모범생들이 충실하게 써낸 답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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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네오위즈 ‘P의 거짓’, ‘소울라이크’ 모범생들이 충실하게 써낸 답안지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3.09.18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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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라이크' 장르의 맛 제대로 살렸다
독자적인 시스템 통한 변주도 성공적
게임 진행 상황.
게임 진행 상황.

* 본 리뷰는 'P의 거짓'을 약 30시간 플레이 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게임은 엔딩 챕터까지 진행했으며, 플레이 기종은 플레이스테이션5입니다.

기자는 '다크 소울2'를 제외하고는 프롬 소프트웨어에서 나온 '소울라이크' 게임들을 전부 플레이 해본 이력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으로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와 '엘든 링'을 꼽을 수 있다. 완전한 '망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준 망자'라고는 자처할 수 있겠다.

그래서 'P의 거짓'의 출시를 고대해 왔다. 장르적으로 흔하게 나오는 게임이 아닐 뿐더러, 우리나라 제작사인 네오위즈에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사전 체험 후기들이 하나 같이 긍정적이었다는 사실도 기대감을 부풀렸다.

소문대로 'P의 거짓'은 장르의 매력을 확실하게 갖춘 수작이었다.

기자는 기본적으로 '탐험'이 소울라이크 게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소울라이크 게임에서 맵 몬스터의 배치와 패턴을 악랄하게 구성시키는 것도 탐험의 재미를 살리기 위한 요소다. 몬스터를 통해 높아진 탐험의 리스크를 뚫고 길을 개척하거나 보상을 얻는 데 오는 쾌감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P의 거짓'은 그 본질을 성공적으로 살려냈다. 가는 길 마다 많은 갈림길을 제공해놓고, 특정 경로를 선택해서 게임을 진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적절하게 제공돼 있다. '트리니티 문' 과 같은 숨겨진 요소들도 꽤나 곳곳 산재돼 있어 탐험의 동기를 한 층 돋군다.

'그 마을'이 떠오른다
'그 마을'이 떠오른다.

맵의 설계와 디자인도 훌륭한 편에 속한다. 특정 지역의 경우 외관적으로 멋들어진 디자인 덕택에 맵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좋았다. 또한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소울 라이크' 게임의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주는 구간 역시 존재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공략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살려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연출
가슴이 웅장해지는 연출.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보스전이다. 'P의 거짓'의 보스전은 대체로 훌륭한 편이다. 연출과 디자인에 있어서 독창성을 충분히 갖췄다. 난이도 조절도 절묘하다. 도저히 가망히 안 보이는 것 같다가도 맞으면서 배우다 보면 공략의 빛줄기가 하나 둘 씩 비치는 ‘소울라이크’ 보스전의 특징을 적절히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마치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를 연상 시키는 '퍼펙트 가드' 시스템이 좋게 작용했다. ‘퍼펙트 가드’는 적의 공격 타이밍에 정확하게 가드를 하면 발동된다. 이것이 그로기 수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쌓을 수 있는 수단으로써 존재해 사용 동기가 확실하게 부여된다. 더불어 가드 시 발생하는 이펙트와 손 맛도 좋아서 게임 외적으로도 재미를 준다.

이처럼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 게임의 재미를 적확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시스템들을 통해 게임의 개성을 살리기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보다 다양한 빌드를 사용할 수 있게 끔 한 ‘P의 거짓’의 독자적인 시스템들이 게임의 재미를 한 층 높였다. 

무기를 통해 전략의 맛 살렸다.
무기를 통해 전략의 맛 살렸다.

우선 무기 조합 시스템이 빌드 다양성 확보에 가장 큰 기여를 한다. 기존의 '소울라이크' 게임의 경우, 무기마다 특정 능력치를 요구한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빌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회차 플레이가 요구된다. 반면 'P의 거짓'은 그러한 제한 없이 다양한 무기를 쓸 수 있게 해놨다.

'P의 거짓'에서 속성이 부여된 일부 무기를 제외하면, 무기 데미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능력치는 '동력'과 '기술'이다. 대검, 둔기와 같은 무기는 '동력', 경량형 무기는 '기술'의 능력치의 수치에 따라 데미지가 상승한다. 

'손잡이' 시스템을 통해 보정치를 변경할 수 있게 해둔 것이 무기 사용의 지평을 넓혔다. '동력' 보다 '기술' 스탯에 투자했다 손 치더라도, 손잡이 개조를 통해 보정치를 변경한다면 '동력' 무기를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공격 스타일이 손잡이에 의해 변경된다는 점 역시 다양성을 통한 전략 설립에 기여한다. 일례로 레이피어 류의 무기는 공격 속도가 빠르지만 가드 시 데미지 경감률이 다소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 레이피어 손잡이에 가드 성능이 출중한 무기 날을 조합한다면 기존 스타일은 유지하되 단점을 일부 상쇄하는 무기를 만들어내는 식의 시도가 가능하다.

보스 무기들은 별도의 조합이 불가능하지만, 개성이 뚜렷해 확실히 사용하는 맛이 있다.

플레이 스타일 별로 육성 가능한 쿼츠 시스템.
플레이 스타일 별로 육성 가능한 쿼츠 시스템.

또한 '쿼츠' 시스템도 특기할 만 하다. 'P의 거짓'에서는 성장 재료인 '쿼츠'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주목할 것은 이를 통해 개개인의 전투 스타일에 맞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드보다 회피가 더 익숙한 플레이어는 '기상 회피' 기능이나 회피를 한 번 더 할 수 있게 끔 해주는 능력에 쿼츠를 투자해 캐릭터의 회피 기능을 높일 수 있다. 반면 가드를 중점으로 공방을 주고 받는 쪽에 더 능숙한 플레이어는 퍼펙트 가드 시 적의 자세를 무너트리거나 가드 시 체력회복에 이점을 주는 능력에 투자를 하면 된다. 

스탯 재분배가 나름 자유로운 편
스탯 재분배가 나름 자유로운 편

더불어 일정 스토리 진행 후 얻을 수 있는 '황금 열매'를 통해 레벨 초기화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게 작용했다. '황금 열매'는 특별한 투자 없이 시간이 흐르면 얻을 수 있는 게임 내 재화기 때문에, 레벨 초기화에 큰 부담이 없다. 그렇다 보니 게임 진행에 애로 사항이 있다면 캐릭터의 능력치를 부담없이 조정할 수 있다. 

조력자를 부르는 모습
조력자를 부르는 모습

그 밖에 특기하고 싶은 것은 '조력자'의 존재이다. 게이머는 보스 공략 시 '별의 조각'을 소비해 같이 전투에 참여하는 '조력자'를 불러낼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층 더 여유로운 보스 전투가 가능하다. 이 때 그 설계가 절묘하다. 추후 소원석을 통해 강화할 수는 있지만, 조력자의 체력과 공격력은 기본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전적으로 ‘조력자’에 의존할 수는 없다. ‘별의 조각’이 희귀한 재화는 아니지만, 어쨌든 재화를 소모해야 소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는 제약이 긴장감을 살리는 요소로도 작동한다. 

도와줘요 스피드웨건!
도와줘요 스피드웨건!

스토리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P의 거짓’은 기존 ‘소울라이크’ 게임들보다 확실한 방법으로 스토리를 제시해줌으로써, 게임의 부차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제미니’를 통해 게임의 배경 등을 알 수 있게끔 해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특정 시점 이후 게임 속 수수께끼들이 봇물 터지듯이 풀려나가는데, 여기에 담긴 이야기들이 나름 잘 짜여져 있다. 

덧붙여 수집 요소인 음반도 재미를 더해준다. ‘디제이맥스’를 보유한 네오위즈의 게임인 만큼, 음반에 담긴 음악의 퀄리티가 훌륭한 편에 속한다. ‘디제이맥스’ 게임에 등장한 노래를 제공하는 점에서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모든 게임이 그러하듯이 아쉬운 부분들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적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엘리트 몬스터의 배치와 체력이다. 'P의 거짓' 맵에는 꽤 많은 수의 엘리트 몬스터들이 존재한다. 하나하나 뚫고 가는 맛이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엘리트 몬스터의 체력이 다소 높게 설정돼 있어 피로감이 가중된다. 특히나 '별바라기'로 맵을 리셋하면 다시 리젠되는 경우가 꽤나 많아 탐험이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다.

구타 유발자들
구타 유발자들

보스전에서의 설계 편차가 가끔 드러난다. 특정 보스는 연출도 훌륭한 동시에 '맛있게 매운' 패턴을 통해 합리적인 도전욕구를 자극한다. 반면 특정 보스는 공략에 있어 '운'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어 전투 시 재미보다는 반감이 드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나 소위 말하는 '호밍' 공격 패턴이 다소 과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무기 밸런스도 약간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특정 무기의 경우 리턴에 비해 리스크가 적게 설정 돼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다가도 결국에는 그 무기로 회귀하게 되는 경험을 겪었다. 

무기 내구도 시스템도 약간 아쉬웠다. 퍼펙트 가드 실패 시 내구도가 소모되는 것은 리스크와 리턴 관점에서 일견 이해가 갔으나, 공격에도 내구도가 닿는 점은 다소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아쉬운 점들이다.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해치는 수준의 단점들은 아니다.

[총평] ‘P의 거짓’은 기존 소울라이크 게임의 매력을 확실하게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시스템으로 변주의 재미도 줬다. 기존 소울라이크 게임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해가면서 플레이하는 것도 재미를 돋군다. 소울라이크 장르의 입문작으로 추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뒤따르지만, 장르 팬들에게 있어서는 선물 보따리 같은 게임이 나왔다. 

[한줄평] 게임으로 할 수 있는 '오마주'의 모범 사례

[별점] ★★★★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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